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영성부원장 박명희 수녀와 수어 통역사 이주희씨가 병원 본관 1층 의료수어 통역서비스 안내 데스크에서 수어로 인사하고 있다.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이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聾人)을 위해 도입한 의료수어 통역서비스 이용 건수가 4월 현재 100여 건에 달하며, 농인들의 편의와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성빈센트병원은 지난해 9월 말부터 농인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의료수어 통역사 1명을 본관 1층 안내 데스크에 상시 배치했다. 의료수어 통역사는 병원 도착부터 귀가까지 1:1 동행한다. 또 농인이 쉽게 의료수어 통역사를 호출할 수 있도록 의료수어 기반 키오스크를 운영 중이다.
의료수어 통역은 병원 등 진료 현장에서 자신이 어디가 아픈지 의료진에게 설명하기 어려운 농인을 도와 진료부터 병원 업무 전반에서 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서비스다. 농인은 청력에 이상이 있는 청각장애인 중 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수어 통역사 이주희씨는 “서비스 시행 초기 농인들이 병원에 수어 통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몰라 이용자가 적은 때도 있었지만, 이후 이용자가 계속 늘고 있다”며 “특히 농인 어르신들이 어떻게든 진료 예약이라도 하러 오셨다가 수어가 가능한 저를 보고 반가워하면서 도움을 얻고 가시는데, 이처럼 병원에 수어 통역사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농인들에게 큰 힘을 선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농인 환자가 내원하면 제가 예약과 접수, 진료, 검사, 수납은 물론 약을 처방받아 귀가하기까지 전 과정을 동행해야 하기에 일일 2명 넘게 돕기는 쉽진 않다”면서도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업무량도 크게 늘었지만, 만족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성빈센트병원 영성부원장 박명희 수녀는 “2023년 12월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된 후 우리 병원은 ‘장벽 없는 병원 만들기’를 시작했고, 의료 수어를 통해 언어의 벽을 허물고자 한 것이 이 서비스의 시작”이라며 “현재 이 서비스는 고려대 구로병원, 서울시 서남병원, 부산성모병원에는 있지만, 경기 남부권에선 저희가 유일하다”고 전했다. 이어 “의료수어 서비스를 비롯해 장애인 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장벽 없는 병원,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환자 중심 병원을 실현하고자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은 1967년 독일에서 진출한 성 빈센트 드뽈 자비의 수녀회에 의해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세워진 경기 남부 최초의 대학병원이자 상급종합병원이다. 786병상, 13개 전문진료센터를 보유하고 연간 외래 환자 82만여 명, 입원 환자 20만여 명을 진료하고 있다. 산하에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이들과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설립된 안산빈센트 의원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