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구립서초유스센터 간판 동아리 명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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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사를 하면서 가사에 내 생각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아요. 물론 창작의 고통이 따르지만요. 하하."(이지웅, 고2)
"리듬을 느끼면서 음악을 들으면 정말 빠져들 수 밖에 없어요. 스트레스도 확 풀리고요."(윤여민, 고2)
"전 이곳에서 제 꿈을 키워가고 있어요. 앞으로 작곡을 전공할 것이거든요."(이재림, 고3)
(재)가톨릭청소년회가 운영하는 구립서초유스센터(관장 조한수) 청소년 흑인음악동아리 `명(命)` 학생들이 늘어놓는 수다(?)가 멈출 줄을 모른다. `왜 명에 들어왔고 활동하면서 좋은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더니 동아리 자랑하랴 활동 설명하랴 정신이 없다.
"파란 아시죠? 거기서 피오로 활동하는 이수인형이 우리 명 출신이에요. 쿤타&뉴올리언스에서 뉴올리언스 최성범형은 우리 동아리를 만든 창립자이고요." 명 출신 가수들 자랑도 빼놓지 않는다.
흑인음악동아리라는 이름에서 드러나 듯 `명` 학생들은 주로 랩과 힙합, R&B, 소울 등을 다룬다. 현재 활동하는 학생들은 20여 명. 모두 인근 양재고등학교 학생들이다.
김재윤(요셉, 고2)군은 "학교에서도 보고 센터에서도 보니 명 학생들끼리는 선후배 사이에도 정말 친하다"면서 "그래서 그런지 우리 동아리는 호흡이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명에 들어오면 일단 모두 작사자가 된다. 공연에 올리는 곡들은 모두 스스로 작사를 해서 편곡한 곡들. 물론 직접 작곡을 하는 경우도 있다.
학생들은 `필(feel)`을 받으면 몇시간 내에도 한 곡을 만들지만 대부분 며칠씩 고민하며 다듬고 또 다듬어 한 곡을 완성한다고 했다. 음악적 특성상 라임(rhyme, 운율)도 맞춰야하고 또 짧은 가사 안에 함축적 의미로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박진영(고2)군은 "가사에 학교 제도에 대한 비판, 음악에 대한 열정, 사랑 이야기 등 저마다 느낀 것들을 담아내 다양하다"면서 "명 활동을 하면서 깊게 생각하고 한번 더 내 생활태도를 돌아보는 습관이 생겼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축제기간이 되면 여러 학교에서 초청공연을 요청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는 명은 구립서초유스센터 내에서도 간판 동아리다.
2005년과 2006년 정부에서 우수 활동 동아리에게 지원하는 `동아리 지원사업 프로그램`에 2년 연속 선정됐을 정도. 그 덕분에 앨범도 2개나 제작했고 전문 강사에게서 음악과 보컬에 관해 체계적 교육도 받았다.
명 학생들은 "취미 활동이지만 공연 때만큼은 거의 매일 모여 3~4시간씩 꼬박 연습할 정도로 열과 성을 다한다"면서 "이렇게 열정을 쏟고 나면 공부도 더 잘 되고 정신도 더 맑아지는 것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