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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 공연 보러 오세요" 창단 후 첫 공연을 앞둔 석관동본당 청소년밴드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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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석관동본당(주임 염수완 신부) 지하 교리실. 7일 명동 청소년카폐 `주`에서 열리는 본당 청소년밴드부 `클릭`이 첫 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이다. 석 달간 맹연습을 했지만 그래도 부족하다.
"지난 번 본 ○○본당 연주, 정말 장난이 아니던데 우리 어떡하지?"
누군가의 말에 순간 어깨가 쳐지고 우울한 표정으로 바뀐다.
"자, 다시 시작하자."
기타, 드럼, 건반 등 각자의 소리를 내던 각 악기들이 조화를 이뤄 멋진 소리를 내자 음악에 빠진 청소년들의 얼굴에는 금세 웃음꽃이 핀다.??
본당 청소년 밴드부는 중ㆍ고등부 주일학교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5월 결성됐다. 타본당에서 중고 악기를 구입하고 강습은 본당 학부모와 중ㆍ고등부 주일학교를 졸업한 선배들에게 배우며 어렵게(?) 밴드부를 구성했다.
한참 공부할 시기에 무슨 악기 연주를 하느냐는 우려도 있었다.
"악기 연주하느라 성적이 떨어졌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뽑힌 1기 부원들이 한 달간의 연습 후 중ㆍ고등부 미사에서 갈고 닦은 연주 실력을 선보였다. 이들의 멋진 연주에 학생과 학부모들 반응은 뜨거웠다.
밴드부 1기에 뽑힌 중 1부터 고 2까지 학생 6명은 모두 복사단 출신이다. 신앙심은 있으나 기존 동아리 활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청소년들에게 밴드부 결성은 `끼`를 발산하며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 것이다.
밴드부 연습을 위해 연습 시간을 맞추고 개인 악기가 없어 돌아가며 연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서로 조금씩 양보하며 화합하고 용돈을 아껴 자신의 악기를 마련하는 등 청소년 밴드는 조금씩 자리를 잡아갔다.
밴드부 운영은 청소년들이 의논하며 자발적으로 이끌어 나갔다. 교사들은 옆에서 지켜보며 조금씩 거들었을 뿐이다.
본당 밴드부가 올해 첫 후배를 맞이했다. 물론 연주 지도는 1년간 실력을 갈고 닦은 1기 선배들 몫이다.
밴드부 보컬 류종연(스테파노, 고2)군은 "후배를 받고 누군가에게 무엇을 가르친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처음 느꼈다"며 "이번 공연을 성공리에 마쳐 후배들에게도 좋은 전통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중고등부 김정환(대건 안드레아) 교감은 "조용히 성당만 나왔다 가는 학생들이 음악을 통해 즐거운 마음으로 주님을 찬양하게 됐다"며 "성격도 적극적으로 변하는 등 청소년들에게 큰 활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