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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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냉담, 돌이키려면(중)

따뜻한 손길, 얼음신앙 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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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담 청년들이 다시 교회에 돌아오는데는 청년회 등 단체 활동이 도움이 된다.
사진은 지난해 제주에서 열린 한국청년대회
 


 "나는 분명히 말한다. 그 양을 찾게 되면 그는 길을 잃지 않은 아흔아홉 마리 양보다 오히려 그 한 마리 양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마태 18,12).
 길 잃은 어린 양, 2030세대 쉬는신자들은 어떻게 하면 다시 예수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번 호에는 냉담을 했다가 다시 성당으로 돌아온 5명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이들의 진솔한 고백 속에 2030 세대의 냉담 문제를 풀 수 있는 해결 실마리가 엿보인다.
 
 모태신앙인 한중서(아우구스티노, 23)씨는 자신의 신앙심이 약하다고 생각한다. 대학 진학 후 청년회 활동도 열심히 했지만 군에 입대한 이후 냉담자가 됐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좋아서 성당에 다녔는데 군인성당에는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도 없고, 미사에 꼭 참례해야 한다는 생각도 없었으니 자연스레 발길을 끊게 됐죠."
 전역 후 같이 청년회 활동을 하던 본당 친구들이 성당에 나오라고 수 없이 권유했지만 그는 6개월을 더 머뭇거리다 지난 4월부터 다시 성당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가 냉담하는 중에 본당 청년회장을 맡고 있는 친구가 그를 부회장으로 뽑아 놨다.
 한씨는 "원해서 선출된 것은 아니지만 부회장이라는 직책에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부모님은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시는데 너도 본받아야 되지 않겠느냐"는 친구들 충고가 그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였다.

 # 성당에 갔더니 청년들이 손을 내밀어
 초등학생 때 세례를 받은 김혜령(가타리나, 26)씨는 완전히 냉담을 하지는 않았지만 미사에 한 달에 한두 번, 어떨 때는 두 달에 한번 참례하는 `예비 쉬는신자`였다. 그가 다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게 된 계기는 청년 성가대 활동이었다.
 "올해 초, 오랜만에 성당에 나갔는데 청년회원들이 청년회에서 함께 활동하자고 붙잡았어요. 가끔 생각날 때마다 성당을 찾던 제가 한 주도 미사를 거르지 않는 신자가 된 계기죠."
 최훈(사도요한, 30)씨는 고등학생 시절 친구 권유로 세례를 받고 군대 시절까지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지만 전역 후 5년 가까이 쉬는신자로 지냈다. 이유는 `귀찮기도 하고 일도 바빠서`였다.
 "어머니와 고모가 독실한 신자에요. 제가 최근에 여러 가지 일로 힘들어하는 것을 고모가 보시더니 `성당에 나가서 기도를 해보라`고 권유하셨죠."
 3개월 전부터 다시 주일미사를 참례하기 시작한 그는 "성당에 가서 미사를 참례하고 기도를 하니 마음이 많이 안정되고 위안을 얻는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세례를 받은 김지현(율리아나, 24)씨는 세례 후 성당을 멀리하다 중3, 고3 때만 열심히 성당을 찾았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힘들 때만 하느님을 찾았어요. 고3 때는 `가고 싶은 대학에 합격하게 해주신다면 성당을 정말 열심히 다니겠다`고 기도하기도 했죠."
 하느님께서 기도를 들어주셨는지 김씨는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다. 김씨는 하느님과의 약속을 1년 정도 잘 지켰다. 그러나 바쁘다는 핑계로 성당을 또 띄엄띄엄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쉬는신자로 지내던 그는 3년 전 다리를 다쳐 한 달간 병원에 입원하면서 참 신앙인으로 거듭났다.
 "아쉬울 때만 하느님을 찾았던 제가 몸이 아프니까 다시 하느님을 찾게 되더라고요. 한 달간 병실에만 있으면서 저의 신앙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어요."
 퇴원하고 나서 견진성사를 받은 후 `이젠 정말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자`고 결심하고 실천에 옮겼다. 김씨는 "이제 나는 신앙심이 강한 사람"이라며 웃었다. 그는 현재 청년회 전례부에서 전례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마음 터 놓을 친구들 그리워
 모태신앙인 김광덕(마르코, 32)씨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성당에 발길을 끊었다. 군대 생활 중에 잠시 군인성당 미사에 참례했지만 전역 후 다시 냉담이 시작됐다. 하지만 성당을 "언젠가는 다시 돌아가야 할 고향 같은 곳"이라고 늘 생각하고 있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이해관계 없이 순수하게 만나서 고민을 나눌 수 있었던 성당 친구들이 그리워졌어요. 마침 예전에 성가대를 같이 하던 친구들이 저를 성당으로 다시 이끌었죠."
 신앙적으로 아직 성숙하지 못해 신앙생활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2030세대에게 청년회 활동은 신앙생활의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5명 가운데 4명이 청년회 간부, 전례부원, 성가단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이들은 "단체활동을 하면 책임감을 느낀다"며 "성당생활이 즐거워진 것은 신심단체 활동을 하면서부터"라고 한결같이 말했다.
 청년회가 쉬는신자 회두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청년회 활동을 하는 청년은 고작 2~3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2007년 서울대교구 기준).
 지난 주에 만난 쉬는신자들과 마찬가지로 다시 성당으로 돌아온 청년들도 대부분 "냉담 중에도 늘`성당에 다시 나가야 하는데…`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대답은 청년들의 냉담을 돌이키는 게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이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려면 누군가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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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8-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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