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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원대 가톨릭학생회 마티티아는 캠퍼스 소공동체의 모범사례에 속한다.
사진 뒷줄 오른쪽은 수원교구 태평동본당 주임 김영관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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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서 수도권 소재 대학으로 진학한 가톨릭 신자 대학생들이 `4년제 쉬는신자`로 방치돼 있다는 본보 보도(9월 7일자 22면) 이후 청년 사목자들이 캠퍼스 사목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캠퍼스 사목은 학생들의 소공동체 조직과 인근 본당 사목자들의 지원에 달려 있다. 캠퍼스 소공동체 활성화는 학원 복음화의 마중물도 될 수 있기에 지속적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학생들이 소공동체를 꾸려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캠퍼스 가톨릭학생회 등 젊은 사도들 공동체를 찾아간다.
"오늘 고해성사가 좀 길어지네요."
오후 5시 반에 예정된 경원대 가톨릭학생회 월례미사는 7시가 넘어도 시작할 기미가 안 보였다. 10명 남짓한 학생들이 성사를 보는데 무려 1시간 30분이나 걸렸다. 학생들은 고해사제와 속 깊은 대화를 편하게 할 수 있어 좋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 성남 경원대 가톨릭학생회 `마티티아`(주님의 선물이라는 뜻)에는 15명 가량의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주1회 복음 나누기를 하고 월례미사를 봉헌한다. 그리고 일년에 두 번 성지순례를 다녀온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대학생사목부에서 주최하는 행사에도 참가한다. 웬만한 레지오 마리애 쁘레시디움 단원들보다 활동이 많다. 고해성사도 한 달에 한 번 꼬박꼬박 본다. 언뜻 평범해 보이지만 학업과 아르바이트로 바쁜 대학생들의 자발적 신앙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점수를 줘도 될 것 같다.
마티티아 회장 이은비(로즈마리, 22, 마산교구 완월동본당)씨는 존폐 위기에 놓인 캠퍼스 소공동체를 활성화시킨 주역이다.
"작년 제가 처음 왔을 때는 활동이 거의 없는 상태였어요. 열심히 해보자고 회원들끼리 마음을 모아 주모임을 열면서 다시 활기를 되찾았어요."
학생들은 주모임에서 기도와 함께 복음 말씀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고 느낀 점을 이야기한다.
오욱균(베드로, 20, 대전교구 대산본당)씨는 "주모임에서 나누는 대화는 다른 친구들과의 대화보다 훨씬 건전하고 생산적이다"며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내 생각도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는 나눔시간이 마티티아 활동 중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미신자 학생들도 가톨릭학생회에 가입해 활동하면 좋겠는데 친구들은 종교동아리라고 하면 막연한 거부감을 갖는다"며 "앞으로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마티티아를 널리 알려 가톨릭학생회를 캠퍼스 선교거점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마티티아 활성화에는 대학 근처 태평동본당 주임 김영관 신부의 역할이 컸다. 이은비 회장이 김 신부를 찾아가 개강미사를 봉헌해 줄 것을 부탁하자 김 신부는 흔쾌히 승낙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본당과 마티티아간에 `신앙의 고리`가 연결됐다.
김 신부는 "먼저 찾아와 미사를 부탁하는 학생들 모습이 기특하고 예뻤다"면서 "대학 근처 어느 본당 신부님이든 학생들이 찾아와서 미사나 신앙상담을 요청하면 기쁜 마음으로 도와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