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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청년들의 음주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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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주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로 문제를 일으켜서는 안된다. 평화신문 자료사진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천주교 신자들이 종교인들 가운데 술을 가장 많이 마신다는 결과가 나왔다. 천주교 신자들이 술을 많이 마신다는 속설은 있지만, 구체적 통계수치가 제시되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그 원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천주교 신자들이 실제로 술을 많이 마실까? 교회 내 청년 신자들의 음주 실태를 알아봤다.

 본당 청년회장 출신 ㅂ(남, 35)씨는 한 회원의 어머니에게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아들이 청년회 형들을 만나러 나가기만 하면 자정이 넘어도 집에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는데 도대체 무엇을 하고 다니냐는 것이었다.
 
 그는 "청년회 활동을 하는 동안 미사 후 술자리를 갖지 않은 날을 손에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회장을 할 때 한 달에 한 번씩 지구 간부회의에 참석했는데 지금까지 살면서 그렇게 술을 많이 마시는 모임은 처음 봤어요. 간부회의 한 번 다녀오면 다음날 출근이 힘들 정도였죠. 본당 청년들과의 술자리도 주 3~4회 정도였어요."
 
 ㅂ씨는 술자리가 잦은 이유를 "천주교가 음주에 대해 관대한 데다 회식 외에는 딱히 즐길거리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원교구 A본당은 저녁이었던 청년미사 시간을 오전으로 변경했다. 본당 관계자는 "청년들이 미사 끝나고 술자리를 너무 자주 가져 고심 끝에 미사시간을 바꿨다"고 사정을 털어놨다. 일종의 고육지책이다.
 
 서울대교구 B본당 청년부는 미사 후 전례부, 성가대 등 부서별로 거의 매주 술자리를 갖는다. ㄱ(여, 28)씨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성당 친구들은 집이 가깝기에 더 자주 만나게 된다"며 "귀가에 대한 부담이 적어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장재봉 신부가 펴낸 「소곤소곤 이게 정말 궁금했어요」에서 관대한 음주문화의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장 신부는 이 책에서 "성경은 인간의 먹거리를 간섭하지 않으며 오히려 `먹거나 마시는 일`로 아무도 심판하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콜로 2,16)"면서 "하느님은 인간이 감사하게 먹는 행위라면 술과 담배를 따지지 않으신다"고 말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과음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천주교 청년들이 음주로 친목을 도모하는 반면 개신교 청년들에게서는 그런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김재필(남, 31)씨는 "예배가 끝난 후 청년들과 어울려 술자리를 가진 적은 단 한 번도 없으며 모임을 갖더라도 게임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것이 전부"라며 "술을 먹지 않는 것은 모든 개신교인이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성경에 과도한 음주를 경고하는 구절이 수없이 나온다.
 "술 취하지 마십시오. 방탕한 생활이 거기에서 옵니다(에페 5,18)." "술을 마시면 법을 잊어버리고 모든 불쌍한 사람의 권리를 짓밟게 된다(잠언 31,5)." "술을 잘 마신다고 용감한 체하지 말아라. 술 때문에 많은 사람이 실패하였다(집회 31,25)"
 
 즉 술을 마시는 것은 허용되지만 술을 `잘` 마시는 것 또한 강조되고 있다. 술은 적당히 기분 좋게 마시면 문제될 게 없지만 과도하거나 자주 마셔 실수를 하거나 일상생활까지 지장 받는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서울 홍은동본당 이요섭 신부는 "신자들이 농담으로 `주(酒)님`을 모신다고 하는데 농담으로만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신다"며 "특히 청년들은 그룹에서 소외당하지 않고 주위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신부는 "홍은동본당의 경우 청년회장이 회식보다는 복음나누기 등 예수님 말씀을 통한 친교 분위기를 조성해 음주 문제가 없는 편이다"고 말했다. 홍은동본당 사례는 술 없이도 친목을 도모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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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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