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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지에 그린 하느님의 선율

작곡가 윤지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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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는 제가 창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받아적는 사람(writer)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곡가 윤지환(안토니오, 32, 서울대교구 개포동본당)씨는 작곡을 하게 된 건 주님의 이끄심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처음에 작곡은 그에게 그냥 꿈이었다. `음악가`라는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쿵쾅거리며 뛰고, 백댄서로 일하며 가수의 길도 준비했지만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진로를 바꿔 서울예술대학에서 광고를 전공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키보드를 선물 받고 작곡의 꿈을 다시 키웠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작곡을 시작하니 어려움이 많았죠. 하나하나 독학으로 공부를 했고, 현장에서 뛰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아 고수들을 쫓아다니며 가르쳐 달라고 조르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작곡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로 머리카락이 빠지기도 했다. `도대체 스트레스의 원인이 뭘까.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수 있을까` 고민하던 그는 자신이 가톨릭 신자이면서도 주님을 등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새롭게 깨달았다. 그제야 "곡을 잘 쓰려면 주님과 소통해야 한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와 닿았다.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자고 생각하고 욕심을 내려놓으니까 주님께서는 손바닥 위에 `행복`을 올려놓으시더라고요."

 욕심을 버리니 오선지에 음이 노래하듯 흘렀다. 그는 대중가요부터 게임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작곡했다. 특히 가수 `와와(Wawa)`의 `유(U)`는 작사, 작곡, 편곡까지 다 그의 손을 거쳤다. 편곡까지 직접 해야 가사의 느낌이 100 살아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제 음악을 듣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볼 때 가장 보람 있어요."

 처음 개포동 자신의 집에서 작업을 하던 그는 지금은 양재동에 마련한 조그만 작업실에서 작곡을 한다. 웃는 예수상, 십자가, 묵주, 말씀사탕 등이 곳곳에 놓여 있는 그의 작업실에서 그가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성경을 읽는 것이다.

 양재천을 산책하다 노을이 지는 하늘이 너무 예뻐 `주님, 이 느낌을 표현하고 싶습니다`하고 기도하고, 좋은 곡이 생각나면 `감사합니다, 주님!` 소리부터 나오는 그이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신자라고 하면서 믿지 않는 사람과 다를 것 없이 살았어요. 술, 담배, 친구 좋아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세속에서 뒤처질 것만 같았거든요."

 그는 2006년 여름 성서연수에서의 체험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고 했다.

 "아이가 어른에게 칼을 달라고 졸랐어요. 어른은 주지 않다가 아이가 하도 조르니 건네주었지요. 아이가 그 칼을 마구 휘두르는데, 바라보니 어른의 품 안이었어요. 그 어른은 칼부림하는 아이를 품에 안고도 환히 웃고 있었어요."

 훤칠한 키에 잘 놀게 생긴(?) 외모 때문에 주위 사람들 편견으로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런 외모 덕에 청소년들을 하느님께 인도하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어떤 마음으로 사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착한 `척`, 신앙심 깊은 `척` 하며 살지 않고, 주님 보시기에 좋은 것을 택하고 주님이 원하시는 것과 제가 원하는 것을 일치시키려는 노력만 하며 살려고요."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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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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