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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보단 진실 찾기에 나서

서울지방경찰청 거짓말 탐지실 박보순 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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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진정한 승리잡니다."
진실탐지 그래프가 뜨는 모니터 앞에 박보순 검사관.
 


 
"교통사고가 났을 때 목청 높여 우겨봐야 아무 소용 없습니다.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집니다."
 서울 지방경찰청 교통과에 근무하는 박보순(라우렌시오, 54) 검사관은 거짓말탐지기를 이용해 교통사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가려 내는 이색 직업의 소유자다.
 거짓말탐지가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딱딱한 철제의자가 놓인 삭막한 공간에서 검사 대상자를 다그치 듯 수사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검사 전 대상자가 심적 안정을 찾도록 잘 꾸며진 사무실에서 충분한 대화 시간을 갖는다. 이를 통해 진실을 말하는 이는 안정을, 거짓을 말하는 이는 심적 부담감을 느낀다. 여기에 거짓말탐지기의 정확성을 설명하면 약 20의 사람은 검사 전 사실을 털어놓는 다는 게 박 검사관의 설명이다.
 거짓말탐지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피검사자의 손과 팔, 가슴 등에 센서를 연결해 자신의 의지로 조절이 안 되는 혈류량, 맥박, 땀 분비량 등을 탐지한다. 피검사자는 검사관 질문에 `예` `아니오` 만으로 대답하고 탐지기 그래프 선의 변화로 진실 여부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자신이 기억하는 사실에 대해 거짓말탐지기의 정확도는 99 이상이고 결과는 수사의 참고자료로 사용된다.
 교통사고를 낸 모든 이들이 거짓말탐지 검사를 받는 건 아니다. 서로 주장이 엇갈릴 때, 심야에 목격자가 없는 때, 뺑소니, 음주운전 등 교통사고로 인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식별이 어려운 경우 본인의 동의를 얻어 검사한다. 박 실장은 "머릿속 기억과 말하는 것이 일치하면 진실이다"며 "결국 해답은 자신의 기억 속에 있다"고 말한다.
 교통사고 조사관으로 일하던 박 실장이 `거짓말` 찾기에 나선 건 지난 2003년. 진실을 말하는 이들이 목청 높여 거짓을 말하는 이 때문에 피해받는 것을 막기 위해 새로 신설 된 교통사고 거짓말탐지실에 지원했다. 박 실장은 거짓말탐지기를 `거짓`이 아닌 마음 속 진실을 외부에 끌어낼 수 있는 `진실탐지기`라 표현한다.
 오차가 없는 기계를 다루는 일이지만 박 검사관이 받는 업무의 중압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행여 자신의 오판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까 그의 하루는 하느님께 지혜를 청하는 기도로 시작된다. 박 실장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사실은 주님과 당사자만 알기에 양심적으로 최선을 할 수 있게 청하는 기도를 드린다"고 말한다.
 박 검사관에게는 퇴직 후 새로운 꿈이 있다. 얼마 전 취득한 사회복지사 자격증과 본당 풍물패에서 봉사한 경험을 활용해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일이 바로 그것.
 용기 있게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라고 말하는 박 검사관의 진실탐지는 오늘도 계속된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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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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