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5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일치주간] 대학생들의 종교간 대화

실천하는 길 다를 뿐… 종착역은 ''사랑''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종교인들의 평화로운 공존은 사회통합울 위해서도 중요한 문제다. 한국은 타종교 사회면서도 종교간 갈등이 심각하게 불거진 적이 없는 나라다. 하지만 깊이 들어가보면 종교간 오해와 배척, 편하 등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일치 주간을 맞아 종교가 다른 대학생들이 서로의 종교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 종교가 각기 다른 대학생들이 중앙대 교정에 둘러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윤다은(개신교)씨, 태미혜(원불교)씨, 정종필(천주교)씨, 이유미(불교)씨, 김윤정(무교)씨.
 

 
 ▶평소 타종교에 대한 인상은?

 이유미(불교, 19): 개신교는 적극적인 선교가 거부감이 들 때도 있지만 밝고 활달하게 선교하는 모습을 보면 그 분위기가 부러울 때도 있다. 불교는 지나치게 조용하다.

 윤다은(개신교, 22): 교회 장로이신 아버지가 사찰 경내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좋아하셔서 함께 절에 간 적이 있다. 도시 대형교회에서는 그런 여유를 기대하기 힘들다.

 정종필(천주교, 23): 천주교도 개신교에 비해 조용하고 성스러운 분위기가 강하다. 불교는 목탁소리 때문인지 몰라도 성당보다도 더 가라앉은 분위기인 것 같다.

 태미혜(원불교, 25): 천주교는 엄숙한 이미지, 개신교는 밝은 이미지가 느껴진다. 만일 개종을 한다면 천주교로 가고 싶다.

 김윤정(무교, 26): 예배당이나 성당에 가서 조용히 기도하면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불교는 속세와 분리된 조용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좋다.


 ▶원불교는 다른 종교에 비해 낯설다. 어떤 종교인가?

 태미혜: 기본 가르침은 "만물에 감사하고 세상에 감사하고 너도 누군가 너에게 감사할 수 있는 사람이 돼라"이다. 평화롭게 사는 것을 추구하면서 삶에 도움이 되는 길들을 가르쳐 주는 현실적 종교라고 생각한다. 일단 내가 잘 살아야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사상이 있어 타종교처럼 무조건적 희생을 요구하지 않는다. 원불교는 기도할 대상이 없다.



 ▶종교간 교류와 협력이 잘 이뤄진다고 생각하나?

 이유미: 불교와 천주교는 교류가 비교적 잘 이뤄지는 것 같은데, 불교와 개신교는 그렇지 못하다. 우리나라 개신교 교세가 지나치게 커진 듯하다.

 윤다은: 개신교는 타종교와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는 지적을 인정한다. 하지만 종교간 교류를 열심히 하려는 목사도 많다. 대형교회의 유명한 목사들이 교류에 앞장서야 많이 알려질텐데 현실이 그렇지 못해 아쉽다.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

 정종필: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가까운 예로 대학 내 종교동아리들 간에도 교류가 전혀 없다. 국가위기 때나 민주화운동 시절에 종교인들은 한 목소리로 정의ㆍ인권ㆍ민주를 외쳤다. 이처럼 종교인들이 협력해 중요한 정치ㆍ사회 문제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태미혜: 종교들이 교류협력을 하려면 상대방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한데 그런 면이 부족하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에 논란이 된 종교편향 인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종필: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듯 종교ㆍ학연ㆍ지연에 따른 편향적 인사였다. 지도자라면 공과 사는 구분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그렇지 않아 실망했다.

 윤다은: 큰 교회를 다닌 적이 있는데 설교시간에 목사가 정치 얘기를 하는 게 너무 싫었다. 설교가 듣기 싫어서 교회를 옮겼을 정도다. 정부의 편향적 인사를 트집잡아 개신교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인터넷에서 내 종교가 일방적으로 비난당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이유미: 이명박 대통령 당선 전부터 우려했던 부분이고, 불교계가 오래 참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정부는 그릇된 집단 사고를 할 우려가 있다.


 ▶종교가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나?

 윤다은: 가장 중요한 가치는 사랑이다. 그 사랑을 실천하는 길이 다를 뿐이지 옳고 그른 것은 없다. 하지만 주위의 많은 개신교인들은 내 생각이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정종필: 모든 종교가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이타주의라고 생각한다. 각 종교에서 가르치는 교리는 개인의 행복과 구원만 생각한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가르침이다.

 태미혜: 천주교와 개신교는 믿음을 통한 개인적 평안을 더 중요시하는 것 같다. 원불교는 개인의 안위보다는 사회 전체의 평화를 바란다.


 ▶종교가 다른 배우자와 결혼할 수 있나?

 윤다은: 같은 종교(개신교) 신자와 결혼하고 싶다. 아버지가 집안 종손임에도 불구하고 제사를 모시지 않을 정도로 독실한 개신교 집안이다. 타 종교인과 결혼하면 분명히 갈등이 생긴다. 부부는 수많은 대화를 나누며 살아갈텐데 같은 종교가 좋지 않을까?

 이유미: 가족과 함께 손잡고 절에 가는 게 좋아 보인다. 부부가 같이 종교생활을 하면 좋을 것 같다.

 정종필: 같은 생각이다. 종교가 같으면 사랑이 더 깊어질 것이다. 주일 아침 배우자 손을 잡고 성당에 갈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

 김윤정: 어떤 종교든 상관없지만 종교에 너무 깊이 빠져 있는 사람은 피곤하지 않을까?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이서연 기자 kitty@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9-01-18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10. 5

시편 40장 14절
주님, 저를 기꺼이 구하여 주소서. 주님, 어서 저를 도우소서.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