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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차 한 잔 드세요

하느님과 함께하는 한국 전통예절과 차 예절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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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전남 목포 산정동성당 지하 강당. 한복을 입은 청소년들이 가부좌 자세로 앉아 하느님께 차(茶)를 올리기 위해 먼저 따뜻한 물을 천천히 다관(茶罐)에 붓는다. 장난치기 좋아하는 청소년들 표정이 제법 진지하다. 이어 차를 따르고 명상이 시작된다. 명상차 시간이다.
 서울대교구 가톨릭 경제인회 사회사목분과위원회(위원장 임만택)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이사장 김운회 주교)는 14일부터 사흘간 광주대교구 목포 산정동성당에서 `하느님과 함께하는 한국 전통예절과 차 예절교육`을 처음으로 마련, 공부방 아이들을 초청했다.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와 차상위계층 자녀 36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 헌다례(獻茶禮)와 전통예절 등을 체험했다.
 "명상차는 자신을 잘 다스려서 하느님을 만나고 깨달음을 얻기 위한 것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명상차를 즐겨 마셨지요. 차를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며 집중력도 생기고, 여학생들은 얼굴도 예뻐져요."
 여학생 몇몇이 예뻐진다는 말에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지만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온다. 예절교육 강사로 나선 이 벤자민(성가소비녀회) 수녀가 차의 효능과 다례에 대해 설명하자 아이들 눈빛이 반짝인다.


 
▲ 15일 목포 산정동성당 지하 강당에서 봉헌된 미사에서 두 어린이가 하느님께 차를 봉헌하고 있다.
 

 명상차는 허리를 곧게 펴고 앉아 하늘과 땅의 기를 통하게 한 다음, 복식 호흡으로 마음을 가다듬는다. 예수님 잔과 자신의 잔을 마련하고 `예수님, 차 한 잔 드세요`하는 마음으로 정성스레 차를 준비하는 것이다. 차를 따를 때도 다관을 잡고 예수님 잔, 자신의 잔을 세 번 번갈아가며 따른다. 성경을 읽고 침묵하며 차를 든다.
 첫날부터 차 예절을 연습한 청소년들은 이날 오경섭(광주대교구 산정동본당 보좌) 신부 주례로 봉헌된 저녁미사에서 정성껏 준비한 최고급 세작 차를 하느님께 봉헌했다. 미사에 이은 전통예절 배우기 시간에는 설날 가족과 친지들에게 선보일 절하기를 실습했다.
 이 수녀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세요. 남자는 왼손,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게하고. 지금은 하느님께 올리는 절이니 손은 이마까지 높게 올려야 합니다"라며 바른 자세로 절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이번 행사는 청소년들의 목포 겨울바다 여행과 함께 △도자기 체험 △달집태우기 △천연 염색 체험 △봉운 다례원 방문 △유달산 등반 등 다채롭게 진행됐다.
 김성철(가명, 중3)군은 "평소에 다소 산만하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예절교육을 받고 차분해진 것 같다"며 "설날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번에 배운 바른 자세로 절하고, 헌다례를 보여드리고 싶다"며 웃음을 지었다.
 임만택(제노) 위원장은 "개인주의 성향이 다분한 요즘 아이들이 전통예절을 통해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배울 수 있도록 행사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많은 청소년들이 전통예절을 체험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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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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