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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의 선교 열정,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대구 가톨릭사회복지회 지원 사업으로 제작
가톨릭 유아교육기관 및 노인시설에서 공연
어르신들의 사도 바오로의 선교 열정이 어린이들에게 퍼지고 있다.
경북 군위 실비요양원 `성 바오로 안나의 집`(원장 박숙자 수녀) 어르신과 수녀 7~8명은 성당 및 유치원을 돌아다니며 인형극 `사도 바오로`를 선보이고 있다.
인형극은 △"잘난 체~" △스테파노의 순교 △다마스쿠스 △유다의 집 △전도여행 등 제5막으로 구성, 사도 바오로의 선교 열정을 생동감 있는 인형의 몸놀림과 대사로 잘 녹여냈다.
율법주의자이자 박해대장인 `사울`이 예수의 부활을 체험하고 `바오로`로 태어나 전도여행을 떠나기까지의 삶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펼쳐진다.
25분간 진행되는 공연은 할아버지가 된 사도 바오로가 관객들에게 전도여행에 함께 동참해줄 것을 권하면서 막을 내린다.
인형극이 세상에 빛을 본 건 2007년 대구대교구 사목표어가 `노인 복음화의 해`로 선포되면서다.
당시 안나의 집은 노인 복음화에 걸맞는 프로그램으로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 지원사업으로 인형극을 공모, 제작비 대부분을 지원받았다.
유치원장 출신의 은퇴수녀 2명이 주축이 돼 3~4개월 동안 인형극 제작에 돌입했다.
경주 화랑인형극단(대표 조미화)의 자문을 받은 것은 물론, 연출ㆍ대본 등 전문가 손길이 필요한 부분은 전문인들을 섭외했다. 그러다보니 녹음이나 대본 수정 과정에서 미신자의 손을 거쳐 가톨릭적이지 않은 표현은 새로 손봐야 했다.
바오로가 주인공으로 발탁된 건 안나의 집 주보 성인이 `사도 바오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해 6월 바오로의 해가 선포되면서 인형극은 기분 좋은 탄력을 받았다.
가톨릭 유아교육기관 및 성당, 노인시설 등지에서 함께하는 어르신과 어린이들은 함께 박수치고 울고 웃으며 사도 바오로의 여정에 동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선보인 공연은 15회.
사무국장 채말임(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스텔라) 수녀는 "눈발 흩날리는 아침에 출발해 1시간 가량을 추위에 떨면서 무대를 설치하고 철수하는 과정은 고달프다"면서 "그러나 다른 어떤 방법으로 어린이들을 이렇게 모을 수 있겠냐"며 흡족해했다.
이어 채 수녀는 "복음화의 사도로 태어난 어르신들은 공연을 통해 아이들 눈망울에서 `하늘나라 신비를 철부지 어린이들에게 드러내신다`는 복음말씀을 체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연 문의 : 054-382-1634, 안나의 집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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