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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학교 철새들이 돌아온 까닭

수원교구 조원솔대본당 주일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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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대건청소년봉사단 가입, 봉사활동 시작
봉사의 기쁨 체험한 학생들 성당으로 발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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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솔대본당 청소년들은 주님의 기도를 노래할 때부터 평화예식이 끝날 때까지 제단 위에서 손을 잡고 함께 한다.
 

 4~5년 전만 해도 수원 조원솔대본당(주임 한연흠 신부) 중ㆍ고등부 교리 교사들은 아이들 시험기간이 다가오면 걱정이 밀려왔다.
 
 평소에 그나마 몇 명 나오던 아이들이 시험 때만 되면 공부를 핑계로 미사에 참례하지 않아 중ㆍ고등부 미사 전례를 어른들이 대신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미사와 주일학교에 흥미를 못 느껴 성당을 멀리한다고 판단한 본당은 교리교육을 없앴다. 학교ㆍ학원에서 공부에 시달리던 아이들이 성당에서까지 `공부`하기가 싫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교리를 대신해 요리, 비즈공예, 축구 동아리 등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했지만 "관심 있는 동아리가 없다"는 아이들이 많아 이 역시 중단했다.
 
 두 번 실패 끝에 만난 것이 수원교구 (재)대건청소년회 산하 대건청소년봉사단이었다. 교사들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을 성당으로 이끌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봉사활동을 한다면 학생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고 나눔을 통해 하느님 사랑을 체험할 수 있는 산 교육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본당은 2006년 대건청소년봉사단 시범본당으로 선정됐고 전 학생이 봉사단에 가입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요구하는 봉사활동 시간을 얻을 수 있다는 동기가 부여되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20~30명에 그쳤던 미사 참례 학생 수가 봉사단 창단 이후 80명을 넘어섰다. 2년 전 태안 앞바다 기름 유출 사고가 났을 때는 기름 제거에 나섰고 배론성지 자연보호 활동, 본당 주변 청소 등 꾸준히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는 성당 옆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가 운영하는 무료양로원 `평화의 모후원`에서 생활하는 할머니ㆍ할아버지들과 자매결연을 맺어 손자 역할도 하고 있다.


 
▲ 평화의 모후원 봉사활동 기록부에 조원솔대본당 청소년들이 다녀간 흔적이 빼곡히 적혀있다.
 
  본당 측에서 자매결연을 제의했을 때만 해도 평화의 모후원 원장 수녀는 초반에만 반짝하다가 지지부진해져 외로운 어르신들에게 상처만 남기게 될 것을 우려해 아이들을 그다지 환영하지 않았다. 하지만 1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학생들은 꾸준히 평화의 모후원을 방문해 어르신들의 말벗이 돼주며 손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교리공부는 강론으로 대신한다. 사제가 그날의 복음과 독서 내용에 관한 문제를 내면 학생들이 손을 들고 대답한다. 사제는 복음 말씀을 알기 쉽게 해설해 주고 정답을 맞힌 학생에게는 작은 선물을 준비해 학생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한다.
 
 중1 때부터 중ㆍ고등부 활동을 한 이민철(필레몬)군은 고3 수험생임에도 미사 참례와 봉사단 활동을 하고 있다. 이군은 "대건청소년봉사단 활동을 시작하면서 봉사시간도 채울 수 있었고 처음으로 진정한 봉사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평화의 모후원에 가서 할머니ㆍ 할아버지께서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면 무척 기쁘다"고 말했다.
 
 조원솔대본당은 학생들에게 교리를 가르치려 하기보다 본당에서 그들이 필요한 것(봉사활동)을 만족시켜주면서 사랑 나눔의 기쁨을 스스로 느끼게 만들어 줄 때 학생들의 발길을 교회로 되돌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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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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