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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보시기 좋은 ''일치의 걸음''

전국 가톨릭대 2학년 신학생 모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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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7개 가톨릭대 신학대학 2학년 신학생들의 모임 `하나되어`가 6일부터 9일까지 수원가톨릭대에서 열렸다. 처음 만난 신학생 186명은 3박 4일간 함께 먹고, 자고 부대끼며 친교와 일치를 이루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 신학생들이 미리내성지 도착 전 마지막 고개인 애덕고개를 오르고 있다.
 
 
 "예전에 텔레비전 나왔던 잘 생긴 분 지금 뭐하시노?" "아, 그분. 전역하고 복학해서 학교 잘 다니고 있지."
 
 `하나되어` 이틀째 프로그램인 경기 용인 은이성지에서 안성 미리내성지까지 약 13㎞ 구간 도보 순례. 순례길을 걸으며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한 신학생이 (서울)가톨릭대 신학생에게 2005년 TV에서 방영된 「KBS스페셜-영원과 하루, 150년 만의 공개, 가톨릭 신학교」에 출연했던 선배의 안부를 물었다. 만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다들 부쩍 친해진 모습이다.
 
 신학생들은 이민식(빈첸시오)이 김대건 신부의 유해를 옮기며 걸었던 삼덕(신덕ㆍ망덕ㆍ애덕) 고개를 순례하며 하느님을 사랑했던 김대건 신부를 닮은 사제가 될 것을 다짐했다. 고개마다 세워져있는 비석 앞에 다다르면 잠시 휴식을 취하며 기도를 바쳤다.


 
▲ 신학생들이 애덕비 앞에서 김대건 신부의 유해 운구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묵상하고 있다.
 
 미리내성지에 처음 온다는 광주, 대구, 부산지역 신학생들은 김대건 신부의 얼이 서려있는 순례길을 따라 걸으며 가슴 벅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신덕고개에서 망덕고개로 가는 길에 작은 마을을 지났다. 마침 정자에 나와 더위를 식히던 아주머니 네댓 명이 순례 중인 신학생들을 보고 "학생들이 하나같이 잘 생겼네. 사위 삼으려면 한참 골라야겠어"라고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신학생들은 아주머니들에게 살짝 미소를 짓고는 다시 묵묵히 앞만 보고 망덕고개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망덕 고개를 오르는 언덕은 쉴 새 없이 이야기를 나누던 신학생들을 잠잠하게 만들 정도로 무척 가팔랐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고 땀은 비오듯 쏟아지는데도 망덕비 앞에서 주모경과 성모송을 바치기 시작하자 목소리가 우렁차졌다.
 
 김재우(인천가톨릭대) 신학생은 "지난해에도 같은 코스의 순례길을 걸었는데, 전국의 동기들과 함께 걸으니 느낌이 새롭다"며 "어제 처음 만났지만 짐도 나눠들고, 힘들어하는 친구를 끌어주면서 금방 사이가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다음날, 아침부터 성지 곳곳을 둘러본 신학생들은 수원가톨릭대로 돌아와 마지막 축제의 밤을 보내며 짧았던 만남의 아쉬움을 달랬다.
 
 부산가톨릭대 신학생들은 가요`부산 갈매기`에 맞춰 열정적인 춤을 선보였고 수원가톨릭대 신학생들은 등산을 사랑하는 담임 신부 때문에 좋아하는 축구 대신 어쩔 수 없이 1년 내내 등산만 해야했던 애환을 노래와 꽁트로 풀어내 다른 신학생들의 심심한 위로(?)를 받았다.

 
▲ 부산가톨릭대 신학생들이 부산을 연고로 하는 야구팀 `롯데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부산 갈매기` 노래에 맞춰 정열적인 춤을 선보이고 있다.
 
 가톨릭대 신학생들은 TV에 소개됐던 신학교의 `방송용` 모습과는 다른 신학생들의 하루를 생생하게 그려낸 연극으로 뜨거운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아침에 한 신학생이 "Benedi Camus Domino!" (주님을 찬미 합시다!)라는 말과 함께 동료들을 깨우자 "Deo Gratias!" (하느님 감사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일어나는 대신, 베개를 집어던지며 저항하는 장면에서 큰 웃음이 터졌다.
 
 이수환(대구가톨릭대) 신학생은 "3일 동안 마음을 열고 함께 지내면서 우리는 교구가 다를 뿐 하나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모임을 준비한 황치헌(수원가톨릭대 학생처장) 신부는 "`하나되어`는 좀처럼 한 자리에 모이기 힘든 신학생들이 서로의 얼굴을 익히고 친교를 쌓을 수 있는 자리"라며 "함께한 이 시간이 앞으로 사제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교회의(의장 강우일 주교) 후원으로 개최되는 `하나되어`는 전국 가톨릭대 교수신부협의회가 신학생들끼리 서로를 알기 위한 만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공유해 지난해 인천가톨릭대에서 첫 모임을 가졌다. 내년에는 대구가톨릭대에서 세 번째 모임이 열린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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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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