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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교권에 단비같은 한마디 "선생님, 사랑해요"

스승의날/참스승다솜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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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선생님 사랑하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시민자원봉사회 소속 봉사단 `참스승다솜운동` 회원들이 거리 캠페인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데 캠페인의 힘을 빌려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교권을 살리는 단비가 되길 바랍니다."(경기고 박지훈 어머니)

 "사교육이 학교 선생님을 믿지 못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과 반대로 우리는 선생님을 존경함으로써 공교육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정의여고 김다희 학생)

 `선생님 사랑하기 운동`으로 학교 교육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참스승다솜운동` 누리방(http://cafe.naver.com/chamdaun)에 올라온 학부모와 학생의 글이다.
 

#10명 중 4명, 수업시간에 떠든다


 학교 수업의 붕괴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서울지역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2008년 현재)를 보면 `수업시간에 떠든다`는 질문에 `자주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47.9로 나타났다. `수업시간에 다른 책을 본다`는 항목에는 13.9가 `자주 그렇다`고 답했다.

 교실 안 현실은 더 심각하다. 임용고시를 뚫고 밤새 수업준비를 한 새내기 교사는 교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용기를 쉽게 잃는다. 떠드는 학생은 물론 다른 책을 보는 학생도 적지 않다. 깨어나 떠드는 학생이라면 차라리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깨우지 않는 게 더 나은 실정이다.

 회원 3800여 명을 보유하고 있는 `참스승다솜운동`(중앙회장 권길중)은 한국시민자원봉사회 소속 봉사단으로 2008년 5월부터 활동했다.

 전직 교장으로 40년 넘게 교직생활을 한 권길중(바오로, 71) 회장이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 시작한 캠페인이다.

 권 회장은 학부모들이 "학창시절 어떤 과목은 싫었지만 그 과목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좋아서 죽기 살기로 공부했다"는 경험담을 귀담아 듣고 선생님 사랑하기 운동을 고안했다.

 선생님 사랑하기 운동이 하나의 릴레이라면, 바통을 들고 뛸 첫 주자는 학부모다. 학부모가 먼저 교사들에게 관심을 갖고 사랑하면 학생에 대한 교사들의 관심과 사랑도 커진다.

 교사들은 학부모에게 받은 사랑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힘과 용기를 얻는다. 결국 학생과 교사가 서로 사랑하는 관계가 맺어지고 난 후에야 올바른 교육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것이다. 학교 교사를 믿지 못하는 불신으로 시작하는 사교육도 이로써 해결할 수 있다.

 권 회장이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해서는 사랑 밖에는 묘약이 없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선생님 사랑하자는 학부모 운동

 대부분 학부모들로 구성된 회원들은 학교별로 거리로 나가 캠페인을 벌인다. `우리는 학교 선생님을 믿습니다` `학부모가 선생님을 믿고 사랑할 때 사람답고 실력있는 내 아이로 되받는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나가 이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사람들의 서명을 받는 것이다.

 학생들도 서명을 받으러 다닌다. 3만 명 넘게 서명을 받아냈다. 그러나 서명을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거리에서 선생님을 사랑하자고 호소하면서 스스로 자신을 반성한다는 점이다.

 "평소 선생님을 공경하고 사랑하고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진심으로 선생님을 공경하는 마음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캠페인 후 누리방에 올라온 학생의 글이다.

 최근 이 운동이 입소문을 타면서 서울교대와 고려대, 이화여대 등 대학 총장들이 동참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대학에서도 교수들이 강의하기 힘들다는 호소의 목소리다.

 서울 구현고등학교는 이 운동을 학교 차원에서 펼치고 있다. 학부모들이 교장을 찾아가 이 운동을 제안한 것이다. 지난해 겨울 구현고는 학생들이 선생님을 사랑하자는 퍼포먼스로 종업식을 대신했다.

 권 회장은 학생과 교사의 관계가 좋지 않으면 교사가 아무리 많은 수업준비를 해도 교육이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과 교사 사이가 좋으면 수업준비가 조금 부족해도 학생들은 100점을 맡기 위해 노력하지만, 관계가 나쁘면 학생들은 그 교사가 맡은 과목에 혐오감까지 느낀다"고 지적했다.

 권 회장은 "선생님을 사랑하자는 운동에 공감은 하지만 참여할 의사가 없는 이들을 대할 때, 특히 신자들이 머뭇거릴 때가 제일 힘들다"고 털어놨다.

 교사를 사랑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묻자, 그는 "선생님을 사랑하라고 하면 `봉투`를 떠올리는 학부모가 있는데 이건 참 슬픈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우리 아이를 가르치는 담임 선생님에게 힘내시라는 마음이 담긴 메일 한 통을 보내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지 않겠냐"며 "학생이 교사를 존경하고 믿고 따르는 교육현장이 살아나도록 더 많은 학부모들이 동참해 어깨가 처진 교사들에게 첫 마음을 되찾아주자"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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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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