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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들의 선교사

서울 종로학원 강사 명백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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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강사 명백훈씨(오른쪽부터)와 재수생 김지영(크리스피나), 최호빈(안토니오)씨가 학원 앞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활짝 웃고 있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재수생은 외롭고 절박하다.`또 실패하면 안 된다`는 두려움 때문에 고3 수험생보다 마음이 더 무겁다. 공부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할 겨를이 없다.
 
 재수생 2000여 명이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대학 합격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는 서울 중림동 종로학원. 이 학원의 한 강의실에서 매월 두 차례 재수생을 위한 특별한 미사가 봉헌된다.
 
 미사로 재수생들 숨통을 터주고 있는 이는 수학강사 명백훈(프란치스코, 수원교구 분당요한본당)씨. 명씨는 그 누구보다 하느님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 재수생이라는 생각에서 2003년부터 신자 수강생들을 데리고 인근 중림동약현성당으로 가 미사를 참례했다.
 
 공부에 지쳐 힘겨워하던 재수생들은 신부를 만나고, 고민을 털어놓으며 힘을 얻었다. 본당은 이따금 재수생들을 위한 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3년 전, 수험생 미사가 여러 사정으로 중단됐다. 이를 몹시 아쉬워하던 명씨는 올해 초부터 미사를 주례할 사제를 백방으로 찾았다.
 
 명씨의 노력과 기도가 통했는지 우연히 만난 작은형제회 이공헌 신부 도움으로 5월부터 학원 강의실에서 미사를 다시 봉헌할 수 있게 됐다.
 
 수업 시작 전인 아침 7시 30분 봉헌되는 미사에는 현재 재수생과 신자 강사 50여 명이 참례하고 있다. 미사 전에 고해성사도 볼 수 있다.
 
 "재수생들은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경우가 많아요. 또 슬럼프에 빠지면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힘들어하죠. `공부하는 기계`가 된 재수생들에게 신앙생활이 큰 힘이 될 수 있을 거라 확신했죠."
 
 명씨는 재수생들에게 성경 구절이 적힌 상본, 묵주, 신앙잡지 등을 나눠주는 등 선교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재수생 김지영(크리스피나, 서울 서교동본당)씨는 "선생님과 신부님이 신앙생활을 이끌어주시고 평소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신다"며 "재수생활을 하다보면 외로울 때가 많은데 같은 처지의 친구들과 미사를 드릴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명씨는 "특히 지방에서 올라온 신자들이 미사 소식을 듣고 무척 좋아한다"며 "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신경써줘서 안심이 된다`며 고마움을 표시하는 학부모도 많다"고 말했다.
 
 명씨는 미사 중에 만난 재수생들이 강의실에서 밝은 얼굴로 인사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다른 입시학원에서도 재수생 미사를 봉헌할 수 있도록 신자 강사들을 찾아다니며 협조를 구하고 있어요. 공부에 지친 재수생들이 학원에서 하느님을 만나 힘을 얻고 웃음을 되찾는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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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0-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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