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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알려주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

교리반 개설한 한윤교ㆍ박태순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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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윤교ㆍ박태순 부부교사가 석촌중학교 교정을 거닐며 가톨릭교리반 운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날 부인 박 교사는 기자에게 붙잡혀(?) 인터뷰를 하느라 남편 한 교사가 대신 가톨릭 교리반 수업에 들어갔다.
 

   "그리스도인 교사라면 지식뿐 아니라 신앙도 전해줘야죠."
 중학교 계발활동(CㆍA) 시간에 가톨릭반을 개설해 학생들을 신앙으로 이끄는 부부교사가 있다.

 서울 보인중학교 체육교사 한윤교(에드워드)씨와 석촌중학교에서 국사를 가르치는 박태순(마리아)씨는 자신의 일터인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예비신자 교리를 가르쳐 세례를 받게 하고 있다. 지난 8년 동안 부부교사가 인도해 세례를 받은 학생은 200명이 넘는다. 모두 직접 발로 뛰며 선교한 학생들이다.

 매년 학기 초가 되면 이들 부부교사는 교내 전 학급을 돌며 가톨릭 교리반 개설 홍보지를 붙인다. 단순히 교리반 개설 홍보에 그치지 않고 `사춘기를 슬기롭게 보낼 수 있다` `간식을 먹을 수 있다` `세례를 받으면 예쁜이름(세례명)이 생긴다` 등 교리반에 가입하면 좋은 점을 나열한다. 학생들 눈높이에 맞춘 홍보전략이다.

 교리반을 개설한 첫 해는 17명 정도가 모였지만 이듬해부터 점차 입소문이 퍼졌다. 교리반을 지원하는 학생 수가 정원을 훌쩍 넘겨 80명이 모이기도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면담을 통해 돌려보낸 적도 있다.

 이들 부부는 미신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게 만든 비결을 `섬김`이라고 했다.

 "아이들을 섬기면 그 마음이 금세 전달돼요. 계발활동 시간뿐 아니라 1년 동안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학생들을 대했죠. 복도에서 마주치는 학생들에게 먼저 말을 걸고 칭찬해주면서 친해지려고 노력했어요."

 부인 박 교사는 심지어 담임교사도 포기한 학교 부적응 학생을 끝까지 찾아다니며 사랑으로 보듬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는 책가방과 학습 준비물을 챙겨주고 쌀과 반찬까지 사줬다. 말이 아니라 세세한 사랑으로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들 부부교사는 교리수업 간식비와 영세선물 구입비도 사비를 털어 대고 있다.

 처음에는 신부나 수녀를 학교로 초빙해 교리수업을 했다. 하지만 신부와 수녀는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손님이라 한창 떠들고 장난치기 좋아하는 아이들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박 교사는 교리교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2007년 가톨릭교리신학원에 입학했다. 이듬해 남편 한 교사도 교리신학원에 들어갔다. 가톨릭 신앙을 제대로 알아야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생각에 학교수업이 끝나기 무섭게 교리신학원으로 달려갔다. 두 사람은 교리교사 자격증을 취득해 요즘 직접 교리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동안 시행착오도 없지 않았다. 교리반을 맡은 수녀가 갑자기 다른 소임지로 이동하는 바람에 흐지부지 됐다. 최소 인원인 10명을 채우지 못해 교리반을 개설조차하지 못한 해도 있었다. 그럴 때는 학생 한두 명이라도 집으로 불러 교리를 가르쳤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학생들이 학교 근처 성당에서 세례를 받고나면 돌봐주는 사람이 없는 거예요. 각자 집 근처 본당으로 가서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데 홀로서기가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박 교사는 "부모들의 이해 부족으로 주일학교 등록비를 내지못해 주일학교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교리반을 운영하다보면 학생 한 명이 한 명으로만 보이지 않아요. 몇 해 전 우연히 어떤 학생에게 `선생님 따라서 성당갈래?`라고 물었더니 선뜻 교리공부를 하고 세례를 받았는데, 뒤이어 다섯 식구가 모두 세례를 받은 적이 있어요."

 한 교사는 "작은 겨자씨가 땅에 떨어져 몇 십배 열매를 맺듯이 학생 한 명에게 뿌린 복음의 씨앗이 큰 열매를 맺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이들 부부의 바람은 많은 신자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하느님 사랑을 전하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박 교사는 "가치관 혼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하느님을 알려주는 것보다 더 좋은 교육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정연 기자 ceci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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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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