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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중고등부 지구 담당 신부들의 대화-우리 지구 청소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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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청년미사를 주례하고, 주일학교에서 아이들을 가장 가까이 만나는 사목자가 본당 보좌신부다. 서울대교구의 경우 각 지구에 보좌신부 1~2명을 중고등부 지구 담당 신부로 둔다. 이들은 소속 본당뿐 아니라 지구 내 20여개 본당 중고등부도 챙겨야 하기에 청소년사목 최일선에 있는 사제들이다. 4일 인천 강화도에서 열린 서울대교구 중고등부 지구 담당신부 워크숍에 참석한 이들의 청소년사목 현장 이야기를 들어봤다.

교구 청소년국 중고등부 차장 박범석 신부와 조영훈(신수동본당)·박대현(녹번동)·김재원(한강)·김원호(행당동)·윤병우(잠실)·나종진(세검정)·손호빈(반포동) 보좌신부가 함께 둘러앉았다.



-지구 나름의 청소년 사목 특징은.

 조영훈 신부: 2지구(서대문구ㆍ 마포구)는 대학과 유흥가가 많다. 중고등학생들이 그런 환경에 노출돼 있다 보니 학업과 신앙생활, 주일학교에 소홀한 경향이 많다.

 박대현 신부: 본당 주일학교마다 특성이 달라 일괄적으로 어떤 사목목표를 정하기는 어렵다. 3지구(은평구) 같은 경우 소외계층이 많아 아이들이나 교사들이 주일학교 참여에 소극적이다. 다가가서 이끌어주는 데 한계가 있다.

 김재원 신부: 1지구(중구ㆍ용산구)도 본당 특성이 제각각이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지역의 본당들은 외국 유학 중인 학생들이 많아 성당에 아이들이 적다. 반면에 학생들이 많아 청소년사목에 활기를 띠는 본당도 있다. 학원시간과 겹쳐서 성당에 안 나오는 아이들이 많은 것은 우리 지구도 마찬가지다.

 김원호 신부: 8지구(성동구ㆍ광진구)에서 성동구의 경우 전체적으로 재개발이 되면서 새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교사회가 오랜 전통이 있고 활발한 편이었는데, 아이들이 모두 바뀌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교사회가 다시 예전 분위기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학생들의 주일학교 참여율이 계속 감소한다. 청소년사목 최일선에 있는 사목자들 의견은.

 조영훈 신부: 가정성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큰 문제라고 본다. 부모들 믿음이 자리 잡지 못한 상태이기에 학원과 성당 일정이 겹치면 학원을 선택한다.

 김원호 신부: 자녀 신앙교육 프로그램이 부실한 것 같다. 부모교육은 자녀들이 세례를 받을 때부터가 아니라 예비부모 시절 혼인교육을 받는 단계부터 이뤄져야 한다.

 윤병우 신부: 교회도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 학원수업과 겹치거나, 아이들이 피곤해서 일어나지 못하는 주일 아침 9시에 청소년미사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아이들을 위한다면 청소년 미사 시간대를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

 조영훈 신부: 과도한 사교육과 입시위주 교육풍토에 대해 주교회의 청소년위원회 등 교회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청소년들은 입시위주 무한경쟁교육에 지쳐가고 있다. 이런 교육 현실은 교회 정신에 어긋나기에 `나 몰라라` 하고 있으면 안 된다.

 -청소년사목 활성화를 위한 담당사제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박범석 신부: 신부들은 아이들에게 공동체정신을 길러줘야 한다. 아이들은 입시위주 교육의 스트레스 탈출구를 연예인 팬클럽이나 폭력게임 등에서 찾고 있다. 청소년들이 힘든 것을 이겨내고 서로 돕는 공동체 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우리 역할이다.

 나종진 신부: `나를 알아주는 신부님`이 있다는 것이 아이들에게 동기부여가 된다. 시간과 장소가 부족해 현실적 어려움이 있지만 자주 일대일로 만나 대화도 하고, 그들이 가까이 다가올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손호빈 신부: 재미를 줘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성당은 재미를 주는 곳이 아니라 삶의 깊이와 의미를 깨우쳐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인성적ㆍ영성적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박대현 신부: 아이들이 성당에서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본당이 어른 위주로 돌아가다 보니 청소년은 `우리는 뒷전`이라는 자괴감을 갖고 있다. 또 반바지를 입거나 샌들을 신고 온 학생에게 "왜 이렇게 입고 왔니?"하고 야단치면 아이들은 `다음부터 성당에 안 나오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눈에 보이는 현상만 갖고 야단치기보다는 먼저 그들의 얘기를 듣고, 사랑으로 대해야 하는 게 우리 몫이다.

김은아 기자
eun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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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1-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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