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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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세계청년대회가 열린다면 <상> / 무엇이 필요한가?

정부ㆍ시민 협조 없인 대규모 종교행사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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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드리드 세계청년대회 개막미사에 참례한 청년들이 시벨레스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2020년 8월 서울 광화문광장에 전 세계에서 온 가톨릭 청년 수십만이 모여 세계청년대회 개막미사를 봉헌한다. 이틀 뒤 교황이 즉위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이날 서울 시내 곳곳은 자신의 나라 국기를 휘날리며 교황 이름을 연호하는 청년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환영행사에 참석한 교황은 광화문광장 일대에 모인 청년들 환호에 손을 들어 축복하고, 이튿날에는 청년들과 함께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쳤다. 주일에 여의도공원에서 50만 명이 넘는 청년들이 참례한 가운데 폐막미사가 봉헌되며 6일간 대회는 막을 내렸다.

 지난달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세계청년대회의 뜨거운 열기를 현장에서 보면서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를 머릿속에 그려봤다. 상상만으로도 가슴 벅찬 장면이다.

 다음 세계청년대회는 2013년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열리고, 그 다음 개최지는 아직 결정되지도 않았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한국교회가 세계청년대회를 개최할 날이 올 것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를 꿈꾸며 대회 개최 여건과 개최로 기대되는 효과를 2회에 걸쳐 살펴본다.

숙박시설 1000곳 이상 필요

 세계청년대회는 교회가 주관하는 종교행사지만 정부 도움 없이 교회 힘만으로 개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주요 행사 장소, 대중교통, 숙소 등 대회를 열기 위해 필요한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정부 협조가 필수적이다.

 물론 한국교회는 1984년 한국 천주교 200주년 행사와 1989년 제44차 서울 세계성체대회 등 교황이 참석하는 세계적 대회를 두 차례나 치른 경험이 있다. 하지만 200주년 행사는 사실상 국내 행사였고 세계성체대회는 참가한 외국 신자가 7000여 명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외국 청년 수십만 명이 참가하는 세계청년대회는 규모 면에서 이전 행사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것이다.

 우선 대회가 개최되는 도시 모습을 그려보자. 대회가 열리는 기간(4~5일)에 개최 도시의 도심은 사실상 마비가 된다. 교통이 통제될 뿐 아니라 거리를 메운 수십만 명 인파로 인해 통행도 불편해진다. 전철,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은 대회에 참가한 청년들로 미어터진다. 또 청년 30만 명이 참가한다고 가정했을 때 숙소로 사용할 학교나 공공시설은 적어도 1000곳 이상 필요하다. 참가자 30만 명은 최소한으로 예상한 수치다.

 한국은 이처럼 큰 대회를 치르기 위한 인프라(기반 시설)는 어느 정도 갖춰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 경우, 도시 전체에 전철(12호선)이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어 이동이 수월했다. 청년들은 주로 전철을 이용해 프로그램이 열리는 장소로 이동했다.

 한국도 대중교통 편의성은 스페인 못지않다. 문제는 과연 시민들이 교통이 통제되고 하루 종일 도시가 시끄러워지는 불편을 감수하면서까지 `특정 종교가 개최하는 1주일간 행사`를 이해해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시민들 이해와 협조 구해야

 신자 비율이 90가 넘는 스페인 국민들은 세계청년대회와 같은 가톨릭행사를 큰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은 신자 비율이 10가 조금 넘는다. 만약 대회를 연다면 한국은 역대 개최국 중 복음화율이 가장 낮은 국가로 기록될 것이다.

 세계청년대회를 열기 위해서는 시민들, 특히 타 종교인들 이해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회 의미를 잘 설명하고, 시민들이 대회 기간 동안 겪을 불편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해야 한다. 시민들이 협조해준다면 대회 진행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드리드 대회에 참가한 외국 청년들은 늦은 밤까지 전철 안에서 함성을 지르고 구호를 외쳤다. 심지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청년도 있었다. 거리는 말할 것도 없다. 얼마 전 국내의 한 버스에서 큰 소리로 떠들던 한 흑인이 "조용히 하라"는 한 어르신 말에 격분해 폭행을 한 사건도 있었다. 세계청년대회가 열린다면 그 흑인의 소란 정도는 미미한 수준에 불과한 것일지도 모른다.


 
▲ 한국에서 세계청년대회를 개최하려면 정부와 시민들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진은 마드리드 지하철에서 환호하는 청년들.
 
 정부와 시민들 협조로 대회 개최가 결정되면 그 다음에는 콘텐츠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다시 말해 세계 청년들에게 한국교회는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까?

 세계청년대회는 한국교회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다. 한국교회는 △선교사 파견 없이 평신도로 출발한 교회 △수많은 순교자의 피로 일궈낸 교회 △역동적 교회 등 자랑할 만한 특징이 많다. 전 세계 청년들이 한국교회를 깊이 알고 또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소공동체 참관, 성지순례 등은 외국 청년들에게 특별한 체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고궁과 박물관 방문, (가톨릭) 문화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면 한국교회 뿐 아니라 한국문화를 알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요즘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류 연예인 공연도 마련한다면 청년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드리드 대회는 영화, 전시ㆍ박람회, 종교행사 등 세 부분으로 나눠 300여 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비행기로 10시간 이상 거리

 전 세계 청년들의 고른 참가를 이끄는 것도 큰 과제다. 지난 마드리드 대회에서 볼 수 있었듯이 유럽 지역에서 대회가 열리면 적어도 100만 명 이상 청년이 참가한다. 마드리드 대회 참가자 대부분은 유럽과 중남미 청년들이었다. 이렇게 많은 청년이 모일 수 있었던 것은 가까운 거



가톨릭평화신문  2011-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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