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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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학교를 만들자] <1> 기성세대부터 반성하자

자녀 성적에만 관심 두는 부모와 지식만 전달하는 교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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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성세대들은 아이들에게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기 보다 경쟁에 뒤처지지 않는 방법을 가르쳤다. 삽화=임선형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으로 학교폭력 문제가 새삼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학교폭력과 따돌림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성과를 과도하게 요구하는 경쟁사회가 학교의 뿌리를 이뤄야 할 사랑을 갉아먹고 있다. 교사와 학생 관계가 단절되면서 사랑과 존중은 힘을 잃어가고 있다. 또 경쟁을 부추기는 입시위주 교육은 인성교육이 설 자리를 점점 앗아가고 있다. 사랑하자는 외침은 아름답지만 무력해 보인다.
    학교폭력의 악순환 고리를 끊을 방법은 없을까. 학교에서 왕따의 대물림이 왜 끊이지 않는지 근본 원인을 알아본다. 또 인성교육을 강화해 교육 현장에 희망을 실어나르는 가톨릭계 학교 및 배움 공동체들의 공통점을 분석해 해결책을 모색한다.

 <글 싣는 순서>

 1.기성세대부터 반성하자
 2.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3."우리가 있잖아"
   4. 가정은 첫번째 학교
   5.대담-우리가 바라는 학교를 만들려면

   "교육은 학생들을 영원한 생명과 구원으로 인도하는 일이기에 교직은 성직(聖職)이다."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1월 29일 초등교원사도직협의회 신앙대회에서 교사라는 직업의 거룩한 직무를 강조했다. 조 대주교는 지난 1월 대구 자살 중학생 가정을 방문해 학부모를 위로하기도 했다.

 조 대주교를 비롯한 대구지역 종교계 대표들은 이에 앞서 "이 사회가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따뜻하게 손잡아 준 적이 있는지 뼈아픈 반성을 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호소문을 발표하고, 종교계와 기성세대의 반성을 촉구했다. 교육계와 사법당국, 언론들이 다양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폭력 사태에 대한 분석과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가 6일 내놓은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은 학교폭력에 대한 조치와 교사 책임을 강화하고, 가해학생은 엄중히 처벌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사소한 괴롭힘도 범죄 행위라는 인식에서 피해학생을 실질적 제도로 보호하고, 학교폭력이 은폐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대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성세대의 성찰과 반성, 교육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상대적으로 빈약해 보인다.

 가톨릭 교육자들은 학생을 처벌하기에 앞서 학생들은 사랑을 필요로 하는 존재임을 기억해야 한다며 임시방편의 대책보다 기성세대의 깊은 반성이 앞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구 상인초등학교 임성무(도미니코, 대구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교사는 "교사들은 입시위주 교육에 급급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가치를 가르치지 못하고 제자들을 경쟁사회로 밀어 넣었다"며 "소위 교육자라는 사람들이 친구를 경쟁자로 삼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존법칙을 학생들에게 가르쳤다"고 반성했다.

 이어 "가톨릭 교육자로서 학생들의 다양한 꿈과 가치를 지켜주지 못하고 문제풀이식 교육과 일류대학 보내기에만 매달렸다"고 말했다.

 자녀 왕따 문제로 1년간 마음고생을 한 학부모 육영란(아녜스, 48)씨는 "자식들을 키우면서 항상 최고 자리에 올라가야 하고, 칭찬받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정 안에서 심어줬다"며 "자녀에게 더불어 살아가는 법은 가르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무관심 속에 대중매체의 폭력물과 컴퓨터 게임에도 노출됐다.

 햇살청소년사목센터 소장 조재연 신부는 "폭력성을 가진 아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친구들과 잘 놀 줄 모르는 것"이라며 "부모들의 무관심이 아이들의 폭력성을 조장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수원교구 가정사목연구소장 송영오 신부는 "왕따 문화가 갑자기 생겨난 게 아닌데 자살하는 학생이 있을 정도로 요즘 세대들이 이겨내지 못하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개인주의로 물든 가정 안에서 공동체 의식 없이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송 신부는 자녀 성적에만 관심을 두는 부모와 지식만 전달하는 교사들을 지적하며, 청소년의 자질을 조화롭게 성장시키는 전인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병훈(양업고 교장) 신부
특별기고 26면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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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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