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생명/생활/문화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안 의사(義士) 닮은 군인 될래요, 충성!

서강대 첫 여성 ROTC 조윤휘씨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 서강대 1호 여성 ROTC 조윤휘씨 힘차게 경례하고 있다.
 
 
   "후보생 조윤휘!"

 앳되고 예쁘장한 조윤휘(안나, 21, 서강대 기계공학과 3년, 서울대교구 역삼동본당)씨 얼굴은 영락없는 21살 여대생이다. 그러나 씩씩한 목소리와 능숙한 거수경례 자세, 깍듯한 경어체는 이미 어엿한 군인의 그것이다.

 2월 24일 서강대 학군사관후보생(ROTC) 입단식에서 힘차게 경례를 외친 그는 서강대 1호이자 유일한 여성 ROTC다. 금녀의 영역이었던 ROTC에서 2011년부터 여성 후보생 선발에 나서자마자 지원해 합격한 것이다. 운동을 좋아하고 고3 때 해군사관학교에 합격한 적이 있는 조씨에게는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직업군인인 오빠를 통해 평소 군 생활을 가까이 접했던 그는 안중근(토마스) 의사 일생을 다룬 연극 `나는 너다`를 보고 마음을 굳혔다.

 "안 의사의 `위국헌신군인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 나라를 위해 몸바침은 군인의 본분이다) 정신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ROTC는 그 애국심을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에 옮길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ROTC 생활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훈련에 집중하기 위해 길었던 머리를 남자처럼 짧게 잘랐던 순간은 아직도 속상한 기억이다. "처음에는 큰 소리로 `충성!`을 외치는 것조차 너무 어색했습니다. 너무 긴장하는 바람에 목소리가 잠겨 선배에게 인사를 못하고 지나친 적도 있습니다."

 65년 만의 기록적 한파가 몰아닥쳤던 이번 겨울에 실시된 첫 동계 기초군사훈련도 고됐다. 살을 에는 추위에도 몸을 사리지 않고 고생한 덕분에 아직도 조씨 손과 볼은 하얗게 튼 상태다.

 `유일한`이라는 수식어가 주는 부담감도 크다. 조씨는 "동기 후보생에게 폐를 끼치기 싫다는 마음, 내가 잘해야 여성 ROTC 후배가 또 들어온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악착같이 훈련에 임한 결과, 남자 동기들을 제치고 모범 표창을 받았다.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조씨에게 큰 힘이 되는 것은 신앙생활이다. "하느님께서 늘 지켜보시고 응원해주신다는 생각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는 그는 훈련기간 중 주일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성당에 들어섰던 순간을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찡하다.

 "성당 특유 분위기 때문인지 그간 고생이 스쳐 지나가며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미사를 봉헌하며 훈련에 임할 수 있는 큰 힘과 위로를 얻었습니다."

 복장 규정 때문에 늘 끼고 다니던 묵주반지를 빼야 했을 때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허전함이 컸다. 지금은 수시로 화살기도를 바치며 허전함을 달랜다.

 현재 부중대장을 맡고 있는 조씨는 "예수님 닮은 후보생 생활을 해나가겠다"고 다짐한다. "사랑을 실천하셨던 예수님처럼 저도 늘 주변을 배려하고 이끌어주며 동료 한 명도 낙오 없이 함께 임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씨는 2년간 훈련을 받은 뒤 장교로 임관해 2년 4개월을 복무하게 된다.

김은아 기자 euna@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2-03-04

관련뉴스

말씀사탕2024. 7. 2

필리 4장 1절
그러므로 내가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형제 여러분, 나의 기쁨이며 화관인 여러분, 이렇게 주님 안에 굳건히 서 있으십시오, 사랑하는 여러분!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