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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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학교를 만들자] <4> 가정은 첫 번째 학교

이해와 포용의 연습, 가정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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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녀에게 어떤 삶의 가치관을 심어줄 지는 부모에게 달려있다. 삽화=임선형
 
 
<글 싣는 순서>
1. 기성세대부터 반성하자.
2.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3. "우리가 있잖아"
4. 가정은 첫 번째 학교
5. 대담 - 우리가 바라는 학교를 만들려면

   결혼 25년차 주부인 박 스텔라(52)씨는 "어릴 때부터 아들을 신앙으로 길렀다면 이렇게 관계가 힘들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박씨 남편은 강압적이다. 자녀교육에도 엄격했다. 아들이 자신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윽박지르거나 매를 들었다. 그게 사랑이라고 믿었다. 어머니의 역할은 아버지를 말리는 게 고작이었다. 그런데 아들이 성장하면서 폭력적 성향이 드러났고, 부모와 자식 관계는 악화됐다. 박씨는 "우리 부부가 먼저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자녀 교육은 부부 둘이서 해결해야 하는 만큼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결혼 5년차로 맞벌이를 하는 김 요셉(31)ㆍ이 로사(29)씨는 1살과 5살 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아이들 키우기에 바빠 자녀 신앙교육을 제대로 고민해본 적이 없다. 김씨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지만, "이를 위해 특별한 노력은 못하고 있고, 마음만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폭력과 왕따 문제의 1차적 원인은 가정의 인성교육 부재라는 지적이 많다. 가정에서 부모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러나 부모 역할이 중요한 만큼 젊은 남녀가 가정 공동체를 이뤄 부모가 되기까지의 준비는 빈약하다.

 예비 부부는 혼인강좌(약 5시간)를 수강하고 담당 사제와 면담한 후 혼인성사를 받는다. 결혼을 위한 유일한 내적 준비라 할 수 있는 혼인강좌 시간은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데 걸리는 교육시간보다 짧다.

 결혼이라는 인생의 새 관문을 통과한 부부는 자녀를 양육하며 새로운 어려움에 부닥친다. 더군다나 부모의 사랑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부모의 사회 활동은 가장 왕성하다. 미국의 부모교육 창시자이자 임상심리학자인 토마스 고든(Thomas Gordon)은 "부모로서 주어진 시간은 13년"이라고 말했다. 사춘기가 지나면 자녀들은 부모 영향권에서 벗어난다는 말이다.

 가정사목 관계자들과 부모교육 강사들은 "결혼은 하느님이 맺어주신 사랑의 결실인 만큼,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는 등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각 교구 가정사목부는 행복한 부부관계를 돕기 위해 부부여정, 아버지ㆍ어머니학교, 가족관계 피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이 피해 학생을 두고 `맞을 만하니까 때렸어요`라고 하는데, 이는 가해 학생이 `나도 집에서 맞을 만하면 맞았으니까요`라고 말하는 것이죠."

 서울대교구 가정사목부 권혁주(라자로)씨는 "학교폭력 문제는 아이가 집에서 무엇을 보고 배웠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현상"이라며 "근본 대책은 부부관계에서부터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가정에서의 자녀교육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부부관계 프로그램을 연구해온 권씨가 제안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가족이 함께 식사하고, 함께 기도하고, 함께 미사를 봉헌하는 것이다. 한 가지가 더 있다. 자녀 앞에서 부부싸움을 했을 때는 반드시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녀의 나이가 어릴수록 화해하는 모습을 의식적으로 과장해서 보여주는 게 좋다.

 권씨는 "그래야만 자녀는 엄마 아빠가 싸워도 화해한다는 믿음을 갖게 되고, 아이도 학교에서 누군가가 잘못했을 때 너그럽게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학교교육 현장에서 주문하는 참된 인성교육은 부부가 서로 완벽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고, 서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주는 것에서 출발한다.

 포콜라레 새가정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한 부부는 "자녀를 내 인생의 대리자가 아닌 하느님의 자녀로 바라봐야 한다"며 "자녀에 대한 부모 애착은 자녀를 성숙시키는 게 아니라 유약하고 무책임한 사람으로 성장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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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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