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가 예쁘다.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지 예쁜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이 미래의 스튜어디스답다.

동일여자전산디자인고등학교 국제항공서비스과에 재학 중인 나누리(엘리사벳ㆍ19ㆍ서울 동작동본당)양은 ‘착한’ 스튜어디스를 꿈꾼다. 수능을 7개월 앞둔 수험생이지만 오랫동안 준비한 꿈에 대한 확신 덕분에 걱정이나 두려움은 없다.

누리양은 일찍부터 진로를 정한 편이다. 책 읽고, 글쓰기를 좋아했던 터라 국어선생님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항상 밝은 모습으로 웃는 그에게 중학교 담임선생님과 친구가 스튜어디스가 되길 권유했다. 주변에서도 잘 어울린다며 독려해줬다. 결국, 누리양은 인문계 대신 국제항공서비스과가 있는 현재의 학교를 선택했다.

“글쓰기는 재능이지만 적성은 스튜어디스가 딱 맞는 거 같아요. 돌아다니고 사람들 만나는 걸 엄청 좋아하거든요.”

아직 친구들 앞에서 기내 방송 실습하는 것이 부끄럽지만, 학교에서 스튜어디스 유니폼도 입어보고 항공 실습도 할 수 있어 재미있다고 말했다.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에 임하는 누리양은 1학년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학교 홍보모델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선생님들의 관심과 사랑도 듬뿍 받았다. 특히 전공 선생님은 “누리가 과 애들 중에서 스튜어디스에 제일 잘 어울린다”는 칭찬을 해주기도 했다.

“사랑해 주시니까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물론 어려움도 많다. 스튜어디스라는 직업이 생각보다 체력이 많이 필요한 직업이라는 걸 실습을 통해 깨달았다. 가족들의 걱정도 적지 않지만 누리양의 꿈은 흔들림 없다. 타고난 체격과 긍정적인 마음으로 버틸 수 있다는 자신감뿐이다.

“꼭 될 거예요. 힘들겠지만 꼭 스튜어디스가 될 거예요.”

누리양이 간절히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은 이유 뒤에는 가족이 있다. 외할머니와 두 살 터울의 남동생은 누리양이 책임져야 할 가족들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머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셨고, 아버지는 훨씬 전에 연락이 끊겼다. 아주 어린 나이에 소녀가장이 됐지만 누리양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천성적으로 밝고 긍정적인 성격과 가족에 대한 사랑으로 견뎌낼 수 있었다.

“남동생이 공부를 잘해요. 빨리 돈 많이 벌어서 동생 등록금은 제가 마련해주고 싶어요.”

고3 수험생인 누리양은 수능과 토익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스튜어디스로서 필요한 외국어 능력을 지금부터 가꾸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주말에는 호텔과 웨딩홀 등에서 아르바이트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적은 반에서 중상위권을 차지한다.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일이 힘들 수도 있지만, 누리양은 대학 등록금과 용돈을 마련하는 동시에 서비스 실습을 할 수 있다며 그저 웃을 뿐이다.

“승무원 학원, 외국어 학원 다니는 친구들 보면 저도 조금은 다니고 싶기도 해요. 근데 아르바이트까지 한다고 뒤처지는 건 아닌 거 같아요. 전 혼자 공부하는 게 재미있기도 하고요.”

스튜어디스가 되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기자가 물었다. 누리양은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웃으며 대답했다. ‘착한 사람’, 다른 사람들에게 늘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컴패션 같은 곳에 기부 하고 싶어요. 그리고 기도에세이도 써보고 싶어요. 물론 많은 분들이 열심히 살아가고 계시지만 저보다 더 열심히 살아가실 수 있도록 힘을 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