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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군종신부!] (31)

신부님의 사모님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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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기 종교에 대해서는 잘 알아도 다른 종교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알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군대 밖에서는 종교가 다른 사람끼리 만나는 것이 흔하지 않다. 그러다보니 다른 종교인들이 서로 만나 행사를 하면 매스컴을 타기도 한다.
 그런데 군대에서는 여러 종교가 가깝게 있으면서도 다른 종교에 대해 서로 잘 몰라 해프닝이 자주 일어난다. 부대 방문을 할 때나 교육을 가게 되면 군복에 로만칼라를 해서 `가톨릭 신부`임을 드러내지만 정확히 아는 병사가 많지 않다.
 부대 방문시 위병소에 있는 병사들과 나눴던 대화다.
 "교육 때문에 왔는데, 내가 누군지 아니?"(간식을 건네며)
 "목사님 아니십니까?"
 "야! 이것(로만칼라를 가리키면서)하고 있으면 성당 신부님이야!"(건네던 간식을 도로 빼앗으며)
 "아~~ 네!"
 물론 확실하게 가르친 뒤 간식은 다시 준다.
 또 지금은 작고하신 초대 군종교구장 정명조 아우구스티노 주교님께서 사목 방문을 가게 된 본당의 얘기다. 부대에서 그 본당에 전화를 해서 이렇게 묻더란다.
 "오시는 주교님께서 외국분이십니까(왜냐하면 아우구스티노라는 세례명 때문에)? 그리고 동부인하십니까?"
 그 질문에 설명을 열심히 했지만 이해를 하지 못했는지 잘 못 알아듣더라는 것이다.
 어디 그들을 탓할 수 있으랴. 우리는 다 아는 내용이지만 신자 아닌 장병들은 처음 들어보는 용어들이라 생소하지 않겠는가.
 군대에 성당을 짓게 되면 기부체납을 하여 시설관리를 부대에서 하게 돼 있다. 그래서 가끔 당직사령이나 일직사령들이 성당에 순찰(?)을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마침 그날이 토요일이라서 본당 성모회장님께서 제대 꽃꽂이를 하고 계셨다. 그때 일직사령이 성당에 순찰을 왔다. 조심스럽게 성당을 돌아보고 꽃꽂이 하시는 자매님도 확인했다.
 성당바깥에서 대기하던 군종병에게 "저분이 신부님 사모님이시니?"하고 물었다. 그 군종병이 "신부님은 결혼을 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저분은 ○○참모님의 사모님이시고 성모회장님이십니다"하고 대답했다. 정말 많은 비신자들이 천주교 신부들이 독신이라는 초보적 사실까지도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정말 웃자고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가톨릭 신자 비율이 낮다. 각자 자기 성당에 가보면 신자들이 북적북적 거리는 것 같다.
 그러나 아직 신자 비율은 1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열심히 선교해서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을 알고 천주교를 알게 돼 우리 군종신부들도 "동부인하십니까? 또는 사모님은요?"라는 말을 안 들었으면 좋겠다. 혼자 살기도 힘든데 열까지 받으니 말이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8-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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