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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군종신부!」 구성진 신부(33)

하느님 뜻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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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종신부로 가게 됐다는 소리를 들으면 기쁘기보다는 답답해하는 신부들이 많다. 다시 입대하기 싫다는 얘기다.
 하지만 막상 다시 입대해 훈련을 받고 각자 임지로 가서 살다 보면 마음이 바뀌기도 한다. 답답해하면서 짧게 군 생활 하려고 했던 신부가 장기복무를 지원하기도 하고, 장기복무하려고 마음먹었던 신부는 외려 빨리 제대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장기복무를 지원해 장기자가 되고 나면 문제가 생긴다. 바로 진급문제다. 다른 장교들과 똑같이 진급되지 않으면 계급별 나이제한(대위 43살, 소령 45살, 중령 53살, 대령 56살)에 따라 제대를 해야 한다.
 현재 군종장교는 대령까지만 진급되고, 아직까지 장군은 없다. 대개 신부들이 장기복무를 하면 소령은 된다. 그런데 동기 신부가 있으면 중령 진급할 때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진급에서 빠진 신부는 중간에 군 생활을 접고 제대를 해야한다.
 내 상황도 동기가 중령으로 진급해서 진심으로 축하를 하고 제대를 준비해야 했다. 그래서 나는 마지막 군 생활을 강원도에 있는 부대로 보내 달라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요청을 했다.
 병사시절과 군종신부 10여 년 동안 강원도에서는 한 번도 근무를 못했기 때문이다. 그 요청이 흔쾌히 받아들여져 기뻐했는데 갑자기 다른 문제가 생겼다. 가기로 했던 부대에 새로 부임하는 목사님 진급문제가 나와 연관이 있다고 나를 다른 부대로 발령을 냈다는 것이다.
 강원도에서 근무하기가 이렇게도 힘들 줄이야. 생각지도 못했던 자운대본당으로 발령이 났다. 군 본당 중 계룡대 삼위일체본당 다음으로 큰 본당이다. 주로 교육을 담당하는 부대가 많은 곳이었다.
 병사들도 군수와 통신 및 의무병들이 논산 육군훈련소를 나와 후반기 교육을 받는 곳이라 병사들만을 위한 미사가 봉헌됐다. 적게는 500명, 많게는 700명가량 참례했다.
 젊은이들의 우렁찬 목소리로 울려 퍼지는 성가는 정말 대단했다. 그리고 소령이 된 장교들이 열심히 교육을 받는 육ㆍ해ㆍ공군대학도 있는 곳이며, 하사 및 소위들도 후반기 교육을 받는다.
 또 간호사관학교와 군의학교 및 대전병원이 있는 루카성당도 담당 구역이다. 이렇게 여러 부대가 한 본당을 이루고 있기에 사목회를 중심으로 서로 단합하고 일치하는데 중점을 두면서 마지막 군 사목에 온힘을 다했다.
 재미있게 살고 있는데 1년 만에 국방부 군종실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그리고 얼마 후 중령으로 진급했다. 내 뜻이 아닌 `하느님의 뜻`이 느껴졌다.
 지금도 내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해 군 사목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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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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