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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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⑨] 한국 수도회 장상 간담회를 통해 본 ‘한국 교회 안에서 수도회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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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장상협 회장 이형우 아빠스, 한국 장상연 회장 오세향 수녀, 성심수녀회 관구장 최혜영 수녀, 예수의 꽃동네 형제회 원장 이용진 신부 등 수도회 장상들이 ‘한국 교회 안에서 수도회의 역할’을 주제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수도회 은총, 이제 평신도와 나눌 때

수도자의 활동 위주 모습에 정체성 문제 지적도

신자들은 수도자 통해 복음생활 도움 받기 원해

영성 프로그램 참여 돕는 등 협력관계 이끌어야

국내 각 수도회들은 지난 2000년 대희년을 기점으로 영적 빈곤과 사도직 변화 등에서 오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내·외적 쇄신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수도회의 노력은 각 교구 사제와 신자들 뿐 아니라 수도회별로도 공감대를 폭넓게 이뤄내진 못했다.

가톨릭신문은 한국의 수도회가 본연의 카리스마를 실현하고 아울러 치열한 경쟁과 물질만능주의 등으로 인해 영적 갈증을 느끼고 있는 한국 교회와 사회의 샘물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의 역할을 모색하는 노력의 하나로 수도회 장상들의 간담회를 마련했다.

1월 30일 오후 1시30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4층 회의실에서 ‘한국 교회 안에서 수도회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이 간담회에는 한국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와 한국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상임위원과 관계자 12명이 참가해 수도자들의 내적 쇄신과 한국 교회 발전을 위한 제언을 자유롭게 나눴다.

▣ 참석자

- 이형우 아빠스(한국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회장)

- 오세향 수녀(한국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회장)

- 김영문 신부(가르멜 남자수도회 준관구장)

- 김영희 수녀(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서울

관구장)

- 김종오 신부(예수 성심 전교 수도회)

- 심재영 수사(성 바오로 수도회 준관구장)

- 윤정옥 수녀(노틀담 수녀회 관구장)

- 이용진 신부(예수의 꽃동네 형제회 원장)

- 황석모 신부(한국 순교복자 성직수도회 총

원장)

- 최혜영 수녀(성심수녀회 관구장)

- 오순복 수녀(한국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사무국장)

- 박재찬 신부(한국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사무국장)

◎…심재영 수사 : 최근 수도성소자 감소로 인해 신자들이 수도회에 대해 올바로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비신자 청년이 수도원을 방문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온 계기로, 수도원이 예전에 비해 일반인들에게 다소 친근하게 다가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수도원 개방에 관해서 두 가지 입장으로 접근해 볼 수 있을 듯합니다. 하나는 신자가 아니라도 수도원에 머물며 수도자가 누구인지, 수도원이 어떤 곳인지 알려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반면 수도회는 본래 수도자들이 특별히 정지된 공간에서 수도생활을 심화시켜야 하는 곳으로 수도에 마음을 둔 젊은이들에게만 개방하는 것이 옳다고 보는 관점도 있습니다.

◎…최혜영 수녀 : 저도 얼마 전에 호주의 한 봉쇄수도원에 일반인 청년 5명이 찾아가 3주 동안 생활한 동영상을 봤습니다. 그들은 수도원 체험을 통해 종교에 대한 매력도 느끼고, 수도생활을 영성적 수련이자 삶의 변화로 인식했습니다. 수도생활을 하나의 매력적인 삶의 형태로 바라보는 것도 저에게는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이용진 신부 : 체험은 효과가 큰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꽃동네에는 많은 봉사자들이 찾아옵니다. 그들은 봉사를 통해서 스스로가 변화하는 것을 느끼죠. 그래서 봉사를 하면서 입회를 하고 싶다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박재찬 신부 : 어둡고 소외된 곳에서 남모르게 활동하시는 수도자들 덕분에 교회 내에 수도회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으며 영성적인 면에서도 수도원을 찾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 상황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봅니다.

◎…윤정옥 수녀 : 저희 수녀회는 가톨릭대학교와 연대해 학생들의 수도원 탐방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일반 학생들이 수녀들과 함께 기도하고 식사하면서 수도생활의 일상을 가까이에서 접하게 되는 것이죠. 학생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습니다. 기도만이 아니라 삶의 또 다른 방법으로 성소를 깨닫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 역할에 대해 반성해 봐야 할 것입니다.

◎…오세향 수녀 : 그런 의미에서 각 본당에서도 똑똑한 박사 수도자보다 따뜻한 사랑을 지닌 수도자가 필요하다는 신자들의 말에 동감합니다. 신자들은 세상에 찌들려 사는 자신들을 이해해줄 수 있는 동반자를 원합니다. 경쟁사회 안에서 수도자들이 일반인들과의 차별화된 면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입니다. 사제가 부족해서 수도자들이 평신도 양성을 담당했던 시절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수도자들은 사랑의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김영희 수녀 : 예전의 성소자들은 학교나 병원 등의 사회와 병행하는 사도직에서 활동하길 원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수도생활이 일종의 자아실현 방법이 되곤 했었지요. 그런데 요즘 성소자들과 면담을 해보면 복음적 삶을 살고 싶은 열망이 강한 것을 느낍니다. 성소자의 수는 줄었어도 상대적으로 내적으로 성숙한 성소자들도 많은 것에 희망을 가집니다.

◎…오세향 수녀 : 그렇습니다. 최근 저희 수도회에도 전문 직업을 가졌던 이들의 입회가 늘었습니다. 사회적 성공을 맛본 이들은 그것의 무상함을 깨닫고 하느님을 따르기 위해 수도회를 찾는 것이죠.

◎…황석모 신부 : 현대 사회인들의 삶은 ‘자아실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자유주의에 익숙한 사람들은 자연히 규칙과 규범이 있는 수도회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낍니다. 수도자 또한 자기실현을 추구하다보니 신자들과 갈등을 겪게 됩니다. 수도자 스스로가 권위주의보다는 권위를 갖춰야 합니다. 권위는 직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삶을 통해 주어지는 것이기에 자기성찰이 우리에게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윤정숙 수녀 : 수도회가 활동 위주로 세상에 뛰어들다보니 전문인인지 기능인인지 수도자인지 정체성의 혼란이 온다는 비판도 생기는 것이 사실입니다. 신자들은 사랑 자체를 보여주는 수도회의 모습에 대한 향수가 있는데 말이죠. 수도자가 앞으로도 할 역할은 활동이 아니라 우리 본연의 모습을 잘 살아내는 것만이 아닐까 합니다.

◎…김영문 신부 : 신자들은 성직자와 수도자의 모습을 보고 복음을 살아갑니다. 우리시대는 함께 살아갈 성인성녀들을 원하고 있습니다. 신자들이 수도자를 통해 복음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받길 원한다면 우리 수도자 자신이 먼저 잘 살아야 할 것입니다.

◎…심재영 수사 : 하지만 수사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 줄어드는 것은 문제입니다. 수사인 저를 보고도 신자들은 ‘왜 사제가 되지 않았느냐’고 묻곤 합니다. 수도회 영성을 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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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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