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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태극기는 조국의 상징·믿음의 표상

안로길 여사와 태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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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로길 여사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중심지역인 난강구(南崗區)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만난 안로길(루시아·97) 여사는 자신의 4단서랍장에서 고이고이 싸맨 뭔가를 꺼내 기자에게 내보였다. 태극기였다. 비록 사괘 위치가 틀리고 태극의 모양이 단순화돼 있었지만 분명한 태극기였다. 흰 천에 서툰 바느질 솜씨로 만들어진 태극기는 한눈에도 오랜 시간과 공이 들어간 것임을 알게 했다. 안 여사는 틈만 나면 지금도 손수 바느질을 해 태극기를 만든다고 했다.

백수를 바라보는 나이의 안 여사가 그토록 태극기에 매달리는 데는 눈물겨운 사연이 있었다. 사상범으로 잡혀 40년 가까이 형무소와 감옥이나 다름없는 노동개조농장에서 옥살이를 하게 된 것도 사회주의 치하의 중국 땅에서 적대국의 국기를 흔들었기 때문이었다. 태극기는 그에게 16살 어린 나이로 떠나온 조국의 상징이었고 갖은 고난 속에서도 지켜온 믿음의 표상이었다.

체포 당시 치마저고리를 입은 채로 잡힌 안 여사는 감옥에 있을 때 아무도 몰래 자신의 옷에서 한 올 한 올 색실을 뽑아내 태극기를 만들었다. 발각이라도 되면 더 큰 형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그는 자신이 만든 태극기를 속옷 깊숙이 감춰두고 조국 생각이 날 때마다 몰래몰래 펼쳐 보곤 했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우리나라 경하하세.”

자신이 만든 태극기를 꺼내든 안 여사는 누가 청하지 않았음에도 애국가를 불렀다. “자꾸 눈물이 나.” 영국 스코틀랜드 민요 올드 랭 사인(Auld Lang Syne)에 맞춰 부르는 애국가, 현재의 애국가와는 조금씩 다른 애잔한 곡조 끝에 눈물을 비쳤다.

한 세대가 넘게 안 여사의 살이나 다름없이 속옷 속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태극기는 현재 몇몇 뜻있는 이들의 노력으로 경기도 여주에 있는 ‘옹기동산 청학박물관’에 전해져 오가는 이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안 여사는 지금도 더딘 손길로 틈틈이 흰색 천에 태극의 색을 입힌다. 마치 세월이 흘러도 퇴색되지 않은 사랑의 흔적을 되새기듯….

◎ 서편제(1993년)
소리꾼 아버지와 배다른 의붓남매 사이에 얽힌 소리와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1993년 5월 25일 서울 단성사에서 ‘서편제’를 관람한 김수환 추기경은 임권택 감독과 주연배우 오정해씨 정일성 촬영감독을 만나 감상평을 전했다.
◎ 쉰들러 리스트(1993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점령한 폴란드의 한 마을에서 강제 수용소로 끌려가 죽음을 맞게 될 1100여명의 유태인을 구해낸 쉰들러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 포레스트 검프(1994년)
지능이 75이지만 순수한 마음을 지닌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영화는 현대인들에게 성실한 삶의 가치를 되새기게 해주는 희극드라마다.
◎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1995년)
1970년 평화시장 재단사로 일하다가 열악한 노동환경의 개선을 요구하며 분신자살한 전태일의 삶을 그린 영화다.
김수환 추기경은 1995년 12월 3일 서울 종로 서울극장에서 이 영화를 관람했다.
◎ 비욘드 랭군(1996년)
강도의 손에 소중한 가족을 잃은 미국인 여의사가 관광차 미얀마를 찾은 뒤 민주화 시위 현장을 목격하고 민주화운동가의 탈출을 도우면서 동참해가는 과정이 담겨있다.
◎ 마더 데레사(2005년)
힌두와 무슬림 사이의 끝없는 종교 분쟁이 일어나는 캘커타에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살았던 마더 테레사 수녀의 헌신적인 봉사활동 이야기를 담았다.
김수환 추기경은 2005년 1월 12일 서울 중앙시네마에서 열린 ‘마더 데레사’의 시사회 직후 “근래 드물게 영화다운 영화를 봤다”며 “언제나 하느님의 뜻을 찾고 사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영화”라고 영화평을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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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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