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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안중근 의사 조카 며느리 생존

97세 안로길 여사, 중국 하얼빈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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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의 조카며느리 안로길(루시아·97) 여사가 중국 땅에서 가톨릭교회의 보호 아래 생존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아 안 의사의 활동 무대였던 중국 일원 취재에 나선 본보 특별취재팀에 의해 밝혀졌다.

안 여사는 안중근 의사의 사촌 동생 안홍근의 셋째 아들 안무생의 아내로 중국에 생존하고 있는 안 의사의 유일한 친인척이다. 현재 안 여사는 헤이룽장성의 성도인 하얼빈시 중심지역인 난강구(南崗區)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서 교회의 보호를 받으며 신앙을 이어오고 있다.

안 여사의 원래 성은 차(車)씨였지만, 안 의사의 삶과 정신을 흠모해 스스로 안씨로 성을 바꿔 부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여사의 생존 소식은 그야말로 우연한 기회에 확인됐다. 지난 2000년 헤이룽장 중의약대학병원 입원 중이던 최선옥 수녀(전 가톨릭대 성모자애병원장)가 노환을 앓고 있던 안 여사가 같은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다시 한국 교회와의 오랜 인연이 이어지게 됐다.

최 수녀가 처음 만났을 당시 안 여사는 오랜 감옥 생활 등으로 심장병과 관절염 등 대여섯 가지 질환에 치매까지 앓고 있었다.

최 수녀는 한국 교회 신자들의 도움으로 안 여사를 병원 기숙사에 모시기 시작했으며, 2006년 11월 하얼빈 현지에 무의탁노인들을 위한 양로원을 열면서 지금까지 안 여사와 함께 생활해오고 있다. 안 여사는 이가 다 빠지고 오른쪽 귀만 겨우 들릴 정도지만 지금도 손수 콩을 삶아 된장을 만들어 먹을 정도로 정정한 편이다.

안 의사의 의거를 가능하게 한 천주교 신앙으로 인해 자신 또한 40년 넘게 옥살이를 하는 등 인생의 대부분을 역경 속에 지내온 안 여사는 지금도 자신의 신앙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보전하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남편 묻을 때도 눈물을 안 흘렸는데 안중근 의사의 죽음은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난다”면서 “안 의사의 순국은 십자가상에서의 죽음”이라고 말했다.

안 의사의 삶을 비롯해 신앙 속에서 함께 해온 자신의 행적을 비교적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안 여사는 비석 세우는 일을 꼭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 비석에 담길 내용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마지막 만남에서 “순국 안 도마 알렐루야!”를 외치던 안 여사의 모습에서 하느님 나라를 향한 그의 마지막 뜻이 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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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09-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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