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수 신부(서울 신수동본당 주임 겸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 총무)
21세기 문화시대의 큰 과제는 문화사목 또는 문화 복음화이다. 이는 문화의 깊은 근원에까지 생명력 있게 복음화하는 사명 (현대의 복음선교 20항)을 완수하려면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 문화 복음화 현장에서 뛰고 있는 일꾼들을 만나 이에 대한 고민과 현황. 발전방안 등을 들어본다. 편집자
KBS 오락 프로그램 해피 투게더 에 쟁반 노래방 코너가 있다. 연예인들이 동요를 부르다 작은 실수라도 하면 어김없이 머리 위로 쨍 하고 쟁반이 떨어진다. 그러면 출연자와 시청자 모두 배꼽을 잡고 웃는다.
김민수(서울 신수동본당 주임 겸 주교회의 매스컴위 총무) 신부는 그 코너에서 힌트를 얻어 주일학교 아이들과 쟁반 교리방 을 열어봤다. 교리공부 열기가 대단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재미있어 했다. 떠들지 말고 조용히 해 라는 꾸중이 절반을 차지하던 예전 교리시간이 아니었다.
김 신부는 청소년에게 TV와 인터넷은 수단이 아니라 삶의 일부 라며 그런 청소년 문화를 간과하고는 사목이나 복음화를 생각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 고 말했다.
김 신부는 문화 복음화 주창자다. 21세기 문화시대에는 문화에 의해 그리고 문화를 통해 복음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현대인의 삶을 지배하는 대중문화를 복음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포함된다. 그는 실제로 본당에서 멀티미디어 성서강의 순교극 강론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주교회의 매스컴위를 통해 미디어 문화를 복음화하는 활동도 계속 하고 있다.
한 예로 행락철이면 주일미사에 빈자리가 많습니다. 그 문제는 주일미사 참례는 신자의무이니 그걸 어기면 죄짓는 것 이라고 다그쳐서 될 사안이 아닙니다. 주5일 근무제와 맞물려 여가문화는 더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입니다. 따라서 교회는 여가문화와 소비문화를 복음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행락지 야외미사 신설 밤 9시 이후 미사신설 도농본당 교류 등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그는 문화 복음화는 생활성가나 성미술을 활성화하자는 차원이 아니다 라며 좁은 의미의 해석을 경계했다.
소비향락적 여가문화를 바로잡는 노력 미디어가 쏟아내는 불건전 정보에 대해 항의하고 고발하는 미디어 감시운동 등도 문화 복음화 영역이라는 것이다. 강론 소재를 삶의 현장(문화)에서 찾는 것도 마찬가지다. 신자들이 미사 강론에 귀를 기울이지 않은 이유는 삶과 동떨어진 추상적 얘기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그는 문화 복음화 운동을 벌이면서 아직도 높기만 한 현실의 벽을 실감했다고 말한다.
우선 인식의 벽입니다. 양적 성장은 지속되어야 하지만 이제는 질적 성장과 함께 추구해야 합니다.양적 성장시대에 눈을 돌릴 겨를이 없었던 문화·생명·환경에 대한 관심이 서서히 나타나는 게 변화 징후입니다. 이런 변화를 기초로 문화 복음화 시대를 열려면 사목자들이 인식을 전환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직적 의사소통 구조가 수평적 구조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는 이어 재정적 투자문제를 꼽았다. 한국교회가 교세 팽창기인 지난 20여년간 성당을 짓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이제는 질적 성장 관점에서 문화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연구개발하고 교육할 기관이 설립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개신교는 이미 10년전부터 문화사역 에 눈을 돌리고 대학에 교과과정까지 만들어 인재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서둘러야 합니다. 사회와 마찬가지로 교회내 기성세대 역시 문화 불모의 시대를 살아 이에 대한 이해가 적습니다. 그러나 이제 문화를 빼고는 젊은이들과 대화하기가 점점 힘들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