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뜻이라면 죽음조차 유익하다는 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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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바울’ 스틸컷. |
바울과 사울, 바오로 모두 같은 인물이다. 종교 영화에
나오는 성인의 이름이나 지역 명칭은 음역하는 과정에서 다소 차이가 난다. 바오로는
그리스 이름이고, 히브리어로는 사울이다. 이 칼럼에서는 본래 발음을 존중한 가톨릭
성경(천주교중앙협의회 발행, 2005)을 기준으로 했다.
영화 ‘바울’은 선교여행을 마치고 성전에서 체포된
바오로 사도가 유다인들의 시기와 모략으로 다시 구속된 후 로마 시민권자로서 황제의
판결을 자청하고, 로마 지하 감옥으로 이송된 후 마지막 처형되기까지를 소개하고
있다.
영화는 감옥에 갇힌 바오로가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하느님 말씀을 루카에게 전하고,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해 가르치는 모습 그리고
천인대장과의 갈등을 함축된 내용으로 알기 쉽게 보여준다. 영화 ‘바울’의 대사와
나래이션 대부분은 자체가 하느님의 말씀이다.
일반적으로 역사적 인물을 그리는 대서사극은 주인공의
영웅적 면모를 표현하기 위해 대결 구도를 설정하고, 스펙타클한 이미지와 화려한
액션으로 볼거리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 영화에는 그러한 요소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극적이고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신성모독을 이유로 나자렛
예수를 “메시아”라고 하는 이들을 박해하는 데 앞장섰던 사울이, 하느님의 부르심을
한 번에 깨닫고 예수의 사도가 되어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복음을 전하는 신념과
구원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진리에 대한 확신이 있고, 내가 믿는
그분을 안다”는 바오로 사도. 그는 본인이 로마에서 죽을 것을 알지만 본인이 가야
할 곳 즉, 하느님의 나라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는다.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도 “당신의 은혜는 충분합니다”라는 하느님에게 감사를 드리는 바오로
사도의 모습에 머리가 숙여진다.
하느님의 구원을 제대로 받아들인 바오로 사도는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사람이다. 믿음을 지키고 말씀을 전하는 데 끝까지 사명을 다
한 그의 굳은 신념이 그를 행복하게 한 것이다. 바오로 사도의 헌신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해 듣게 된 우리도 참 행복하다.
2019년 신년을 맞아, 성경 읽기 계획을 세워 바오로
사도가 전해주는 말씀을 만나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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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숙 비비안나 가톨릭영화제 조직위원장 겸 가톨릭영화인협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