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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자 주원준이 소개하는 「추기경 마르크스의 자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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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세상 안에서 신학을 넓게 보는 안목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21세기에 필요한 신학서라고 생각합니다.”

마르크스 추기경이 쓴 「자본론」(Das Kapital)을 번역한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 주원준 박사는 「추기경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이같이 소개했다.

독일 파더보른교구에서 1979년 사제품을 받은 라인하르트 마르크스 추기경은 2010년 추기경에 서임됐다. “가톨릭 사회교리 원칙들은 구체적인 정치적 실천 안에서 증명돼야 한다”고 역설해온 그는 사회연구소 콤멘데 소장을 비롯해 대학에서 그리스도교 사회론을 가르치고 독일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회적질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며 이를 실천했다.

2008년 일어난 세계적 경제위기는 마르크스 추기경이 자본주의에 대한 교회 입장을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주 박사는 “경제위기 이후 무너져가는 대기업을 국가 세금으로 살려놨지만, 국민에게 돌아온 것은 해고와 가난이었다”며 “마르크스 추기경은 기업을 살린 이들이 굶어 죽는 것에 대해 과연 제대로 된 경제인지 고민했고, 그렇게 나온 것이 질서자본주의”라고 설명했다.


질서자본주의 바탕에는 가톨릭의 질서(라틴어 ordo) 개념이 내포돼 있다. 창조 때 하느님은 만물에 내재적 질서를 부여했고 인간은 물질적·생물학적인 차원은 물론이고 윤리적·사회적·영적 차원에서 신적 질서를 발견하고 성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서독 그리스도교인들이 발견한 질서자본주의의 길은 자본주의 경제의 장점을 드러내고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었다. 주 박사는 “이런 내재적 질서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장점을 구현하면 개인의 자유와 창의도 증진되면서 동시에 공동체의 평등과 나눔이 증가하는 공존과 상생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의 큰 특징은 종교와 정치를 분리하지 않고 현실 안에서 가톨릭 사회교리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와 세계 경제가 실질적으로 인간의 얼굴을 갖추는 데 가톨릭교회 사회교리가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했기에 이 책을 썼다”고 밝힌 마르크스 추기경은 현대 세계에서 일어나는 실제 사건에 의문을 제시하며 가톨릭교회 사회적 가르침의 큰 원칙들을 책을 통해 보여준다.

정치적, 경제적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한국 사회에도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의미가 있다.

주 박사는 “2016년 탄핵 이후 새로운 주류 세력이 등장한 시기에 마르크스 추기경의 질서자본주의를 경청하고 참조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이 책을 번역했다”며 “자본주의 본래 질서를 발현해야 한다는 교회 목소리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교회의 사회적 실천에 대한 전망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이 책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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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0-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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