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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묵상집 「그분을 향한 별의 노래」 펴낸 소희숙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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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이래 가장 아름다운 아침’은?

‘부활하신 예수께서 티베리아스 호숫가에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신 그 아침’(166쪽)
세상 모든 것이 무너지고 그나마 남아 있던 희망마저 사라져 버려 두려움에 떨던 아침, 몸소 주님이 찾아오신 부활의 아침은 어떤 느낌이었을까.

복음묵상집 「그분을 향한 별의 노래」(이하 「별의 노래」)는 새벽의 깨달음과도 같이, 잠들어 있던 뇌수를 흔들어 깨우는 상쾌함을 느끼게 한다. 그것이 수도원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우리 사회 곳곳, 예수 그리스도가 발걸음 했을 법한 생생한 삶의 현장에 묵묵히 함께해 온 수도자의 감상이어서 한결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괴짜 수녀, 열혈 수녀, 용감한 할머니라는 별칭을 지닌 소희숙 수녀(서울 포교 성베네딕도 수녀회). 「별의 노래」는 세상 한복판에서 가난한 이들의 편에 서서 치열하게 살아온 소 수녀의 삶에서 길어 올린 묵상이라고 할 수 있다.

“제 생각이 틀릴 수 있지요. 그렇다면 그것을 인정하고 고치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 나누고 싶었던 생각들을 글로 썼습니다.”

그래서일까 「별의 노래」에 담긴 그의 묵상에서는 자유로움과 당당함, 유연함이 풍긴다.

소 수녀에게 성경 읽기는 세상과의 소통이기도 하다. 예수님이 걸어가셨던 세상 속에서 그분을 닮아가는 여정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저자는 이 땅에서의 삶이 예수님이 세우고자 한 하느님 나라, 곧 이 지상에 세워져야 할 하느님 나라를 찾아가는 여정임을 수시로 떠올리게 한다.

“그리스도인의 삶에 있어 하느님 나라가 핵심 중 핵심”이라고 강조하는 소 수녀는 “희년 정신에 하느님 나라가 담겨 있다”고 말한다.

“희년은 선조들이 가나안 땅에서 처음 시작하던 그 시절 그대로, 온 백성이 새로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해다.… 그래서 기쁨의 해, 거룩한 해다. 얼마나 멋진 세상, 아름다운 세상, 좋은 세상, 살맛나는 세상인가! 희년의 정신대로 사는 것이 바로, 이 땅 위에 하느님 나라를 세우고, 사는 것이다.” (193~194쪽)

소 수녀는 자신의 삶이 그러했던 것처럼 「별의 노래」에서 “행동하는 신앙이 중요”(232, 250쪽)함을 강조하며 “행동하는 믿음만이 살아 있는 진정한 믿음”(250쪽)임을 설파하고 있다. 그런 그였기에 늘 세상 속에 서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는지 모른다. “하느님의 요구가 무엇인지 알고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믿음”(249쪽)이라는 그는 “명백한 악 앞에 침묵과 무관심은 악”(266쪽)이라고 말한다. 이런 믿음 때문에 불의한 세상에 맞서길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다.

“한반도 분단은 생명과 평화이신 하느님의 뜻에 거역하는 명백한 ‘악’”(265쪽)이라 여겼기에 한반도 평화를 위한 일에 누구보다 앞장섰고 제주 강정마을에서는 해군기지 반대 활동을 하다 재판을 받기도 했다.

“예수님은 제사가 아니라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과 정의를 바라시는데 나는 미사 참례만으로 만족하고 있지는 않은지?”(220쪽) 묻는 소 수녀는 ‘하느님 체험’(180쪽)을 강조한다. 하느님을 체험할 때 새로운 ‘눈’이 뜨이고 ‘온 존재’가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답게 변화된다는 것이다.

소 수녀는 자신의 전 생애를 통해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삶을 갈구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앞서 낸 저서 제목이 「지금 나의 삶은 아름다운가」였던 이유도 여기에 있는 듯하다. 책으로 인한 수익금 전액을 이 땅에서 아름다운 실천을 이어가고 있는 우리신학연구소를 위해 내놓은 것도 그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누구든 이 책을 읽다가 한 번이라도 고요히 침묵하고, 지금 나의 삶이 아름다운지 자문하는 시간을 갖는다면 더 바랄 것 없이 좋겠습니다.”

소희숙 수녀의 묵상은 실천을 위한 디딤돌이다. 그 묵상 이후가 기다려진다.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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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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