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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의 만남] 「끝낼 수 없는 대화」 펴낸 장동훈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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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학도를 꿈꾸다 사제가 된 장동훈(빈첸시오·인천교회사연구소장 겸 역사관장) 신부. 걸어보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은 신학생 장동훈을 유럽의 미술관으로 이끌었다.
「서양미술사 곰브리치」 한 권을 배낭에 넣고 떠난 여정, 그곳에서 장 신부는 렘브란트가 남긴 굴곡진 내적 여정의 기록을 찾아내고, 혼돈의 시대에 ‘자기의 눈’으로 현실을 바라보길 포기하지 않았던 모네를 만났다. 인간이 담긴 그림들은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인간이라는 궁극의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장 신부는 “그림에는 시대를 앞선 어떤 통찰들, 인간에 대한 깊은 관조들이 담겨있다”며 “이러한 의미들은 ‘세상 안에서 예수를 기억하고 그 정신을 살아내는 이들 안에서 비로소 세워지는 것’이라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고백과 상통한다”고 전했다.

가난한 사람을 위한 삶, 좀 더 인간에 가치를 둔 삶을 살고자 사제의 길을 택한 장 신부에게 그림은 신앙과 맥락을 달리하지 않았다. 하느님의 뜻을 묵상하고 그림을 공부하며 교회와 세상이라는 두 세계를 하나로 이어 붙이려 애썼던 장 신부는 저서 「끝낼 수 없는 대화」 에서 그림과의 대화를 통해 ‘인간다운 삶’을 고찰한다.

미국의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 빛의 화가라 불리는 렘브란트 반 레인, 스페인의 낭만파 화가 프란치스코 고야 등 책에 등장시킨 15명의 화가들은 국적도 활동했던 시대도 다양하다.

장 신부는 “미술을 공부하다보니 거대한 전환의 시점, 예를 들면 한 시대가 바뀌는 과도기에 활동했거나 정치적인 혼란기를 겪은 작가들의 작품이 마음에 남았다”며 “따라서 혼돈의 시기를 겪으며 인간 실존에 대한 깊은 고뇌를 그려낸 작가들의 작품을 책에 싣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제 대공황을 겪은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에는 불안과 공허가 스며있고, 초시간적이고 몽환적인 고야의 작품에는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방황과 혼돈이 담겨있다. 이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불안, 혼돈과 연결된다는 게 장 신부의 설명이다.

“현재를 사는 우리들은 사고방식이나 생활 철학, 종교관 등에 있어서 굉장히 빠른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오래전 화가들이 살았던 혼란기를 다시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죠. 과도기를 살았던 소위 ‘끼인 존재’가 어떻게 실존을 고민하고 극복하려 했는지 살펴보면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세상이 변하면서 달라진 것은 그림뿐만이 아니다. 그 시간에 동행했던 교회의 발자취도 책을 통해 설명한다.

“연대기 순으로 교회의 역사를 다루기보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교회가 어떻게 존재했는지를 그림을 통해 살펴보고자 했습니다. 시대를 앞서거나 혹은 뒤쳐지기도 했던 교회의 역사들을 살펴보면서 당시 교회가 했던 고민들을 지금의 우리도 하고 있다는 생각도 했으면 합니다. 아울러 그림과 함께 친근하게 교회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시간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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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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