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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은 개인전 ‘십자가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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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180㎝, 폭 60㎝의 옻칠로 작업한 추상적인 형상의 십자가의 길 14처가 관객들을 압도한다. 서울 명동 갤러리1898에서 열리고 있는 신정은(미카엘라) 작가의 개인전 ‘십자가의 길’(Via Dolorosa)에서다.

이번 작품은 기존에 직관적으로 묘사된 십자가의 길과 사뭇 다르다. 신 작가는 “이전에는 성미술이 문맹자들을 위한 신앙의 안내서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작가 개인의 묵상에서 나온 작품을 나누는 데까지 확대됐다”며 “이번 십자가의 길 역시 그리스도께서 수난의 순간 느꼈을 감정에 집중해 색채와 질감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작가의 십자가의 길은 각 처 앞에 마주 선 관람객이 그 지점의 고통을 묵상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그 안에서 그리스도와 마주하도록 이끈다.

이번에 옻칠로 작업한 십자가의 길은 2018년부터 시작한 대작에 속한다. 옻칠 작업은 칠하고 말리는데 8시간, 이를 18번 이상씩 반복해야 하고 습도에 따라 며칠씩 마르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한 처를 작업하는 데 6개월 이상 걸린 적도 있다.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하는 옻칠에 대해 신 작가는 “가장 한국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2006년부터 옻칠로 성물을 만드는 성물 작가이기도 하다. 옻칠은 산과 염기에 반응하지 않는 특성을 지닌다. 포도주를 담는 성작은 시간이 지나면 금속이 벗겨지는 경우가 있지만, 옻칠로 만들면 이를 보완할 수 있고 전통적인 아름다움은 덤으로 제공한다. 신 작가는 “이런 옻칠의 특성을 아는 몇몇 신부님들의 부탁으로 작업하다 그 매력에 푹 빠져 지금껏 옻칠 작업을 하고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성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영성센터, 절두산순교성지박물관, 보라동성가정성당, 백령도성당, 안중성당, 제주주교좌성당 등에 소장돼 있다.

최근에는 옻칠 작품으로 제25회 가톨릭 미술상 추천 작품상도 받았다. 그는 “흔하지 않은 장르라 사람들에게 낯설게만 여겨졌는데, 그동안의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이루는 것 같다”며 “언젠가 성당 내부 전체를 옻칠로 작업하는 순간도 꿈꿔본다”고 전했다. ‘십자가의 길’ 전시는 2월 28일까지 열린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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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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