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시기를 맞아 의정부교구 주교좌의정부성당 ‘갤러리 평화’에서 ‘십자가의 길’을 주제로 특별한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시는 우소영(마리아) 작가와 염동국 신부(루카·의정부교구 야당맑은연못 협력사목)의 2인전으로, 깊은 묵상에서 나온 상징적인 십자가의 길 작품들로 구성됐다.
가지런히 모아진 두 손에 뚫린 구멍. 우소영 작가가 자작나무 틀에 검은 종이를 덧붙여 만든 그림자 형태의 십자가의 길 14처다. 우 작가의 깊은 묵상에서 나온 작품이다. 성당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사실적으로 묘사된 십자가의 길과는 사뭇 다르다.
우연히 십자가를 바라보게 된 어린아이의 시점에서 묵상했다는 우 작가는 예수님을 따라 걸으며 깨달아가는 하느님의 사랑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곧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따라가다가 통회하는 과정을 작품에 담았다.
그림자 형태로 제작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리스도의 수난을 구체적인 설명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는 십자가의 길을 보며 상황 그 너머로 묵상하기에 제한된 느낌을 받았다”며 “각 처의 묵상을 관객마다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이미지를 그림자 형태로 표현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밝혔다.
각 작품 앞에는 예수님께서 예수 성심회의 요세파 수녀에게 전한 메시지를 모은 「성심의 메시지」에서 발췌해 나무에 새긴 묵상 글도 함께 볼 수 있다.
염동국 신부도 나무와 돌, 흙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가지각색의 특별한 십자가의 길 작품을 선보였다. 주제는 십자가의 길이지만 작품 제목은 ‘기도’, ‘쉼’, ‘마음’, ‘흔적’ 등이다. 염 신부는 “언뜻 보면 십자가의 길과 연관되기 어려워 보이지만 알고 보면 아주 쉬운 작품들”이라고 말했다.
‘마음’이라는 작품에는 커다란 십자가 밑에 바퀴가 달려있다. 바퀴를 달면 십자가를 조금 더 쉽게 지고 가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담았다. 작품 ‘쉼’은 다리를 쭉 펴고 앉아서 쉬고 있는 듯한 모습을 나무 십자가 형태로 표현했다. ‘기도’에는 십자가의 길을 지켜보고 있는 어머니의 마음을 담았다.
염 신부는 “일률적으로 십자가의 길을 제작하게 되면 표현 방식은 물론 재료도 한정될 수밖에 없다”며 “십자가의 길 그 안에 숨겨진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전시에서 염 신부는 5점의 작품만 공개했다. 올여름 전시할 계획인 ‘성모님과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 전에서 14처 모두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3월 18일까지 열린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