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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검도의 성모자상’ 제작한 조광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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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미를 살린 반원형의 후광을 배경으로 아기 예수님이 두 팔을 활짝 벌린 채 성모님에게 안겨있다.

가톨릭조형예술연구소 대표 조광호(시몬) 신부가 제작한 ‘동검도의 성모자상’이다.

조 신부는 인천 강화군에 위치한 동검도에 경당을 짓고 있다. 경당과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스테인드글라스 갤러리도 함께 만들고 있다. 일명 ‘채플 갤러리.’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이하고 4월 20일 봉헌식을 열 예정인 이 경당에 동검도의 성모자상이 모셔진다. 현재는 가톨릭조형예술연구소에 보관돼 있다.

강화도와 붙어있는 동검도는 해가 뜨고 지는 것을 모두 볼 수 있고 하늘과 바다와 땅이 어우러지는 장소이기에 성찰의 자리 혹은 기도의 자리로 좋은 곳이다. 조 신부는 “이곳을 찾는 이들이 성모자상을 통해 예수님·성모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길 바란다”고 전했다.

가로 45㎝, 세로 140㎝ 크기의 청동으로 제작된 동검도의 성모자상에는 한국의 전통적인 멋과 함께 깊은 신학적 의미도 담겨 있다.

동그란 서양의 후광과 달리 동검도의 성모자상 후광은 4세기경 불상 뒤에 있던 동양의 전통적 후광에서 착안했다. 조 신부는 “종교가 다르다고 무조건 배척할 것이 아니라 전통의 문화를 수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새로운 형태를 착안한 이유를 밝혔다. 한복 저고리를 입고 있는 성모자에게서는 한국적인 미를 발견할 수 있다. 아울러 팔을 벌리고 있는 아기 예수님은 마치 십자가를 연상케 한다. 실제로 아기 예수님을 품은 성모님은 십자가를 함께 들고 있다.

조 신부는 “아기 예수님이 팔을 벌리고 계심은 모두를 받아들이는 모습인 동시에 십자가에 달리고 부활하신 모습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탄생과 죽음, 부활이 모두 내포돼 있는 형상이다. 또 성모님이 아기 예수님과 십자가를 동시에 품어 안고 있는 모습을 통해 구원의 역사 안에서 성모님도 예수님과 함께 구원의 중개자로 사셨음을 드러냈다.

성모님의 표정을 보면 시선을 내려 아기 예수님과 기도하는 이를 바라보며 살며시 미소 짓고 있다. 아기 예수님은 기도하는 이를 마주 본다. 조 신부는 “성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분을 실제로 인격적으로 만나고 체험할 수 있는 상징이며 통로이기 때문에 동검도의 성모님을 기도하는 이의 어머니라고 명하고 싶다”면서 “일상 안에 더불어 살아가는 성모자가 계시다는 것은 몸과 마음에 커다란 위로와 기쁨이 되고 이웃과도 행복을 나눌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조 신부의 마음을 나누기 위해 바오로딸은 가로 13㎝, 세로 40㎝ 크기로 축소한 동검도의 성모자상을 제작, 각 가정에서도 만날 수 있게 만들었다.

조 신부는 “가구나 가전제품 등은 고급을 선호하면서 성상에는 비용을 크게 지불하지 않는 현실을 마주한다”며 “성상이 집안 장식품 정도로 취급받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분위기 때문에 우리나라 성미술 작가들은 제대로 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보다 풍요로운 신앙생활을 위해 종교적 상징성을 담고 있는 작품성 있는 성상을 일상 안에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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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2-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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