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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바라본 세상, 그 안에 담아낸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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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만개한 봄날. 성큼 다가온 봄을 즐기려 수많은 인파가 오가는 길에 몸이 불편한 소녀가 휠체어를 타고 봄나들이에 나섰습니다. 그 소녀에게 봄은 어떠한 의미로 다가왔을까요? 늦은 오후 햇살이 주님의 손길처럼 소녀를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습니다. 주님, 이 소녀에게 다가온 봄이 희망의 날들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서울주보에 실린 교구 가톨릭사진가회(회장 이용렬 바오로, 담당 최대식 요셉 신부, 이하 사진가회) 소속 김대환(안드레아·70) 작가의 작품 설명이다. 작품 설명과 함께 “주님, 주님께서 사랑하는 이가 병을 앓고 있습니다”(요한 11,3)라는 복음 구절도 적혀있다.


사진가회는 김 작가가 회장직을 맡고 있었던 2019년 교구 문화홍보국(국장 유환민 마르첼리노 신부)의 요청으로 2020년부터 서울주보에 복음 묵상 사진을 게재하고 있다. 5명의 작가가 돌아가면서 올리고 있는 작품들에는 전례력에 따른 성화나 성상을 찍은 사진뿐 아니라 일상의 평범한 모습들을 작가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묵상한 사진들도 볼 수 있다.

일상 안에서 발견하는 복음의 가르침. 김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 철학이다.

20여 년 전, 생사를 넘나들 만큼 위험한 고비를 넘긴 김 작가는 그때부터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그는 “기도밖에 할 수 없었던 그 순간, 평탄하게만 살아왔던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게 됐다”고 밝혔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아온 그였지만, 그 시기를 겪은 후 일상의 소중함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은 열망이 생겼다.


중학교 시절 일찌감치 필름 카메라 매력에 빠졌었던 김 작가는 퇴직 후 본격적으로 디지털 카메라를 배웠고, 사진가회 회장으로 역임될 만큼 소질을 보였다. 그는 “내게 주어진 탈렌트를 활용해 세상에 존재하는 한없이 아름다운 다양한 삶의 모습을 전하기로 다짐했다”고 밝혔다.

사진가회 회장 시절 그는 회원들과 전국 630개의 공소를 찍은 사진집을 발간했고, 지난 2월에는 묵상 사진집 「가지 않은 길」을 내기도 했다.

“삶은 두 갈래 길의 연속이지요. 내가 택한 이 길이 또 다른 ‘가지 않은 길’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삶의 언덕에 서서 지나온 길을 굽어보니 내 삶은 좁고 험한, 인적이 드문 ‘가지 않은 길’의 연속이었습니다.”

묵상 사진집에는 계절별로 ‘생명의 빛’, ‘구원의 빛’, ‘영광의 빛’, ‘은총의 빛’이라는 의미를 넣어 복음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을 전했다. 그는 “내가 바라본 직관적인 느낌을 사진이라는 빛의 매체로 표현했다”며 “거기에 사랑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복음 묵상 글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사랑이 있어야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죠. 세상을 사진에 담으며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내 안에 사랑이 있고 내 삶이 거기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살아 있음은 눈부신 환희의 순간이며 삶은 더없이 소중한 것입니다. 이 삶의 아름다움을 주님의 말씀과 함께 렌즈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를 많은 이들과 공유하는 게 제가 받은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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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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