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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어디 있느냐’(창세 3,9) 주제 개인전 연 한상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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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마리아가 이렇게 답하는 모습을 묵상하며 한상희(루치아) 작가는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어린 나이, 남자를 알지도 못하고, 약혼자는 있고, 아이를 잉태한다고 해도 잘 낳아 기를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럼에도 마리아는 “네”하고 응답했다. 그런 마리아를 보며 한 작가는 ‘마리아처럼 되고 싶었다.’



‘용기 있고, 기다릴 줄 알고, 사랑이 많은 여인’ 마리아, 그런 마리아를 성경 속에서 찾고 묵상하며 한 작가는 마리아를 만들고 그렸다. 마리아가 성령에 의해 잉태할 것이라고 예고받는 장면을 빚은 ‘곰곰이 생각하다’(2019)와 이를 다시 그림으로 그린 ‘곰곰이 생각하다’(2022), 예수를 기다리는 동안 바느질을 했을 거라 상상하며 만든 ‘아기를 기다림’(2020) 등 한 작가는 마리아의 태도와 마음가짐을 꾹꾹 마음에 담으며 작품으로 표현했다.

이렇게 낳은 작품들은 현재 한 작가가 서울 명동 갤러리1898 제1전시실에서 열고 있는 ‘너 어디 있느냐’(창세 3,9)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한 작가는 자신은 마리아에 비할 수 없고, 닮기에도 멀었다고 전했지만, 그래도 순간순간 마리아를 닮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처음 미술을 시작한 때도 가위질을 잘해 당연히 미술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선화예술중·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여성으로서도 가사·생계 활동을 병행하며 작품을 꾸준히 만들기 어려웠지만, 기회가 닿는 대로 틈틈이 작업 활동을 지속해 왔다.


이번 전시도 한 작가는 부르심에 대한 응답이었다. 개인전을 열지 않겠느냐는 갤러리1898 제안에 한 작가는 “네”하고 답했다. 강사 활동 등으로 작업이 쉽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한 작가는 주어진 기회에 감사했다. 허리 디스크로 이전처럼 흙으로 하는 작업은 어려웠지만, 새롭게 재봉 드로잉과 디지털 드로잉을 했다. 이를 통해 작가로서 입체뿐 아니라 평면으로도 작품을 펼치는 등 표현의 폭이 넓어졌다.

한 작가는 무엇이든 마음대로 다 되진 않지만, 그때그때 “네”하고 답하며 하느님께 매달려 있기만 하면 된다며 “앞으로도 주어진 대로 살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전시 주제 ‘너 어디 있느냐’와 관련해 한 작가는 “코로나19 시대에 사라진 신자들에게 다들 어디에 계시는지 묻는 질문”이라며 “이번 전시 동안 저는 전시장에 있겠다”고 말했다.

전시는 9월 5일까지.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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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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