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저를 미술 도구로 사용해 달라’고 기도해요.”
조완희(루카) 작가는 2023년 「매일미사」 표지 그림 선정 작가다. 주교회의는 시노달리타스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처음으로 표지 그림 공모를 진행했고, 지난해 11월 안내 후 올해 6월 15일부터 보름간 접수받았다. 총 53명의 작품 63점이 응모됐고, 주교회의는 조 작가 작품을 최종 선정했다. 전문가 2인과 주교회의 근무 성직자·수도자·평신도 직원 전체가 작품 외에 다른 정보 공개 없이 전례 정신과 작품성, 대중성을 기준으로 선정한 결과, 조 작가 작품이 가장 적합했다고 평가했다.
조 작가는 2023년 「매일미사」 표지 그림을 ‘S-pen’(Stylus-pen)으로 그렸다. 조각가이자 스테인드글라스·유화·아크릴화 작가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 작가는 2020년 초, 한 지인이 휴대폰으로 보내온 풍경 사진 위에 S-pen으로 성당과 기도하는 사람 모습을 그렸고, 그 후 ‘주머니 속 미술 도구’를 활용해 여러 작품을 그려 왔다. 이같은 일화를 설명하며 조 작가는 “새로운 도구로 창작하는 데에 작품 가치가 있다”며 “성미술 활동도 다양하게 펼쳐 왔지만, 이번에는 복음 말씀과 전례력을 S-pen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특별히 조 작가는 표지 그림을 그리면서 한 해가 쭉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주안점을 뒀다고 밝혔다. 1월에는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과 주님 공현 대축일, 주님 세례 축일 등이, 2월에는 주님 봉헌 축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 등이 포함돼 있는데, 달마다 이러한 전례력과 관련 복음 내용을 한 그림 안에서 찾아보고 느낄 수 있도록 작업했다. 이러한 작품들을 통해 조 작가는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숨은그림찾기’ 하듯 하나하나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찾아보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조작가는 “말씀을 친숙하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렸다”며 “묵상 중 표지를 함께 보면서 그림 안에서 신선한 발견을 하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도 복음 속 인물들과 최대한 일치해 작업할 계획이라는 조 작가는 매일 묵주기도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주님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그림으로 전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를 미술 도구로 써 달라고 주님께 늘 기도드려요. 제 자신이 주님을 현양할 수 있고, 다른 분들께도 주님을 현양하게 하고 전교할 수 있으니까요. 「매일미사」 표지 그림으로도 주님 축복과 힘이 전달되길 기도합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