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 고(故)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 탄생 100주년, 함께하는 여정, 인간 생명. 2022년 한 해 문화계는 이 다섯 가지 주제로 살펴볼 수 있다.
■ 생태
전 세계교회가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돌입하면서 문화계에도 생태 관련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소프라노 오선주(루치아)씨는 1월 2일 ‘Il Mondo’(지구)를 주제로 독창회를 열고, 인간이 자연과 공존해야 한다고 음악으로 일깨웠다. 제9회 가톨릭영화제도 ‘회복을 위한 동행’을 주제로 진행돼 인류 공동체와 공동의 집 지구 회복 중요성을 역설하는 작품들이 상영됐다.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 역시 ‘생명 그리고 동행’을 주제로 올해 협회전을 마련했다.
■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고 김수환 추기경 탄생 100주년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과 ‘2021 유네스코 세계 기념 인물’ 선정을 기념해 영화 ‘탄생’(감독 박흥식)이 개봉했다. 영화는 교황청 시사 후 현재도 호평을 얻고 있다. 가톨릭청년미술가회는 올 초 ‘청년 김대건에게 보내는 #답장’전을 진행했다.
고 김수환 추기경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가톨릭미술가회는 제49회 정기전을 마련했다. 서연준(미카엘) 작가는 ‘탄생 100주년 기념 김수환 추기경 사진전’을 열었고, 선종훈(프라 안젤리코) 작가는 김 추기경의 사목 표어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에서 착안한 ‘All for you’ 주제전을 진행했다. 서울가톨릭연극협회는 기념 연극 ‘추기경, 김수환’을 7월 한 달 동안 전국을 순회해 공연했다.
■ 함께하는 여정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함께’하는 자리가 많아졌고, 문화계에도 ‘함께’의 의미가 강조됐다. 윤여선(세라피나) 작가는 시리아 난민 아이 쿠르디를 주제로 한 ‘함께하는 여정_쿠르디’전에서 이웃과 함께하는 마음을 전했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PEACE for CHILD: 전쟁 속 어린이를 위한 평화의 기도’전을 통해 전쟁 속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기억하자고 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우크라이나어과 학생들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 등 전쟁 참상을 알리고 종전·평화를 기원하는 전시를 열었다. 특별히 박은혜(로사) 작가 등은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겪은 모두가 말씀과 기도로 함께 위로와 힘을 얻자는 이야기를 작품으로 전달했다.
■ 인간 생명
생명이 위협받고, 인공지능 등으로 인간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 언급되는 상황에서 ‘인간 생명’ 관련 작품도 줄을 이었다. 영화 ‘기브 뎀: 사라진 자들의 비밀’(감독 김경용)은 생명 존중·태아 보호 메시지를 널리 알렸다. 베이비박스 소재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아기는 모두의 책임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인간에 대한 깊은 사랑을 화폭에 담은 20세기 미술 거장 조르주 루오 특별 기획전도 13년 만에 한국에서 열렸고,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은 인간 정체성과 인권 문제를 성찰하기 위한 ‘인공윤리(人工倫理)-인간의 길에 다시 서다’전을 진행하고 있다. 12월 29일에는 사람에게 사랑의 씨앗을 뿌린 고(故) 이태석 신부(요한·살레시오회)의 영화 ‘이태석’도 개봉한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