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ise, Shine!”
서울 가톨릭교리신학원 지하 2층 갤러리 카페에서 ‘바라보다, 힐링’전을 열고 있는 김경희(크리스티나) 작가는 말했다. 이번 전시를 비롯해 앞으로도 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작업할 예정이라고 밝힌 김 작가는 “이 말은 한국어로 ‘일어나, 비추어라!’라는 뜻으로, 모든 사람이 빛의 존재로, 빛을 내며 서로 사랑하길 희망하는 메시지”라고 전했다.
이같이 김 작가가 빛의 존재로서 사람들이 자신을 인식, 사랑하며 살길 바라는 이유는 자신의 성장통에서 비롯됐다. 가정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란 김 작가는 대학 1학년 때까지 자신이 최고인 줄 알았다. 어딜 가든 잘난 사람으로 보이길 바랐던 김 작가는 이듬해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며 자신이 그렇게 완벽한 존재가 아니고, 그 속에는 누구에게도 보여 줄 수 없을 정도로 보잘것없는 점들이 있다는 사실을 직면했다. 겉으론 이를 감추고 포장하며 살았던 자신을 마주하면서 그는 그 비참함과 처절함에 1년간 방황했다. 그러다 들어간 신앙 동아리에서 그녀는 주님을 만나 다시 태어났다. 하느님 앞에 부족한 한 사람으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내놓으면서, 그녀는 하느님께 위로받는 역전의 시간을 맞았다.
이처럼 위로받고 상처를 치유한 김 작가는 참 자유와 기쁨을 느꼈고, 다른 사람에게도 이를 전해 주려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꽃을 그린 김 작가는 이를 통해 주체성과 내면을 강렬한 색상과 꿈틀거리는 생명력으로 표현했다. 그 다음에는 자신을 내려놓고 보는 것만으로 사람들이 호흡하고 치유, 위로받을 수 있도록 숲을 소재로 작업했다. 현재는 빛을 작품에 담고 있다. 빛처럼 일어나 서로 비추며 사랑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서다.
이 빛을 담은 작업을 앞으로도 이어 갈 계획이라는 김 작가는 지금은 자신의 고집과 계획을 내려놓고, 하느님께서 하고자 하시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행복이라고 전한다. 실제 지친 삶에서 사람들이 상처난 마음을 치유하고 내면의 빛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그는 가톨릭대학교에서 미술심리치료사 자격을 취득하고, 도미니코 수도회 희망에코 미술심리치료 강사 등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누에가 옷 전체를 그리진 못하지만, 실을 뿜어내듯 하느님 계획대로 그림을 통해 실을 뽑는 게 임무라고 전한 김 작가는 앞으로도 그렇게 사는 데에 에너지를 쏟고 싶다며 강조했다. “우리에겐 어둡고 황폐한 자기만의 욕망, 초라함 등이 많은데, 괜찮아요. 나도 작고 너도 작고 다 잘날 수만은 없는 인간이에요. 하지만 하느님 앞에선 당당할 수 있어요. 그분 힘으로 우린 내면에 빛이 있고 그걸 발견하면 당당해질 수 있거든요. 당신도 빛이에요. 용기를 갖고 빛을 내며 서로 사랑하세요. 우리 모두, Arise, Shine!”
전시는 그의 작품 10여 점을 만날 수 있는 자리로, 주말·공휴일 제외 3월 30일까지 이어진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