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온다는 건 ‘함께하는 마음’인 것 같아요. 마음이 통하는 거, 통하지 않더라도 자꾸 마음이 가는 거, 신경 쓰이는 거 있잖아요. 그 사람이 계속 떠오르고 생각나고, 그렇게 사랑하게 되는 것 같아요.”
박은희(요세피나) 작가는 2월 22일 서울 명동 갤러리1898에서 여는 다섯 번째 개인전 ‘마음이 오다’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패션디자인학과 교수로 13년간 재직한 박 작가는 2013년 그 자리를 떠났다. 2010년 어머니를 여읜 후 자신이 그동안 세상일과 욕심에 얽매여 왔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방향과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매 학기 한차례 이상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면서도 박 작가는 모든 걸 완벽히 해내기 위해 밤새워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고, 명예와 권력·돈을 좇느라 때론 누군가를 누르고 이기기도 했다. ‘어떻게 얻은 자리인데’ 같은 고민을 수차례 했지만, 이미 그는 달라지고 있었다.
어머니의 선종 후 3년 동안 고심하면서 박 작가는 그림을 그렸다. 버킷 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진정 행복한 삶이 무엇일지 그 길을 찾았고, 그림을 그리고 여행을 다니며 마음을 돌봤다.
자신이 했던 말과 행동, 어머니 빈자리 등 후회와 상실감, 우울함을 느낀 박 작가에게 그림은 행복을 줬다. 2017년 두 번째 개인전을 연 박 작가는 수익금을 노숙인 무료 급식소 ‘안나의 집’에 기부했다. 행복을 위해 작업하지만,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고 싶어서였다. 박 작가는 “하느님께서 이유가 있으셔서 끌고 오셨을 텐데, 착하고 바르게 살라는 것 같다”며 “하느님 뜻에 맞게 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 수익금도 전액, 자신의 후원금과 함께 아동 복지 시설 ‘꿈나무마을’에 전한다는 박 작가는 꿈나무마을 아이들을 포함해 모든 사람이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빈부 격차와 전쟁, 편 가르기 등 마음 둘 곳 없어지는 세상에서 이럴 때일수록 하느님께서 부여해 주신 마음을 돌아보며 서로 ‘마음의 벗’이 되길 희망한다는 의미다.
박 작가는 앞으로 평화로운 마음을 보여 줄 수 있는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며 강조했다. “세상이 따뜻해지는 건 마음에서부터 오는 것 같아요. 작품을 감상하는 동안만이라도 행복하셨으면 하는 욕심을 부려보지만 그 또한 하느님이 원하시는 대로 이루어지길 바랄뿐입니다.”
‘마음공간’ 등 20여 점을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3월 2일까지 열린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