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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로 영원히 남게 된 가난한 이들의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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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캄보디아의 프놈펜 인근에는 반티에이쁘리업 기술학교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학교는 3년 전 폐교됐는데요.

학교의 나무 건물 폐자재로 만든 십자가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십자가 작품 판매 수익금은 캄보디아 학생들을 돕는데 쓰인다고 하네요.

이힘 기자가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바닥에 나무 십자가가 가득합니다. (Clip9119)

100개가 넘는 나무 십자가는 한때 캄보디아 반티에이쁘리업 기술학교 건물이었습니다.

캄보디아엔 나무로 지은 건물이 많은데, 여기서 나온 폐자재가 십자가로 탄생했습니다.

또 다른 작품.

십자가에 못이 한가득 박혀 있습니다.

인간이 죄를 지을 때마다 십자가에 박힌 것처럼 빽빽합니다.

이 못들 역시 철거된 학교 건물 주변에 떨어져 있었습니다.

1991년 예수회가 설립한 반티에이쁘리업 기술학교는 캄보디아 정부의 지역 개발로 2019년 문을 닫았습니다.

지난 30년간 가난한 학생과 장애인들의 배움터이자 삶의 터전이었습니다.

전시회는 이 학교를 기억하면서 지금도 그곳에서 살아가는 가난한 이들을 돕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전시회 주제는 ‘빈자의 집’.

낡은 나무 조각과 판자에는 세월과 삶의 흔적이 상처처럼 남아 있습니다.

반티에이쁘리업 학교는 사라졌지만, 예수회는 현재 하비에르학교를 운영하며 더 많은 학생에게 꿈과 희망, 사랑을 전하고 있습니다.

5년 넘게 반티에이쁘리업 학교에서 봉사한 전시회 공동기획자 류진희 작가는 가난한 이들에게서 하느님의 존재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류진희 로사 / 패션 디자이너>
“아, 하느님이 여기 계시는구나 하는 느낌이 사실 왔어요. 그래서 저는 신자들이 아니어도 그분들이 그분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큰 체험을 했다고 생각하거든요…”

한편 갤러리1898 1전시실에서는 김시숙 작가의 ‘마음 머무는 곳 보시니 좋았다’ 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보시니 좋았다는 창세기 구절처럼, 접시꽃과 들국화 등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저절로 하느님이 지으신 아름다운 자연에 머물게 됩니다.

3전시실에선 ‘관솔 십자가와 바느질 이야기’를 주제로 한 김태만, 신명혜 작가의 전시회가 한창입니다.

관솔 향을 좋아하는 딸을 생각하며 관솔 조각품을 만든 아버지와 지인의 바느질 작품 안에는 깊은 신앙의 향기와 사랑의 향기가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전시회는 3월 말까지 이어집니다.


CPBC 이힘입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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