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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콘연구소 설립 20주년 기념전 개막“이콘은 읽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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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0여 년 전만 해도 이콘은 단순히 베껴 그리는 성화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초기 교회의 정신을 잘 보여주는 이콘에 대한 한국 교회의 인식 변화는 이콘연구소의 20년 결실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2003년 설립된 이콘연구소의 20주년 발자취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어제 개막했습니다.

이힘 기자가 보도합니다.

[VCR] "하나 둘 셋!"

[기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를 비롯해 이콘연구소장 장긍선 신부, 최광희, 신지철 신부와 관계자들이 테이프를 자릅니다.

이콘연구소의 설립 2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가 개막하는 순간입니다.

이콘연구소는 19일 서울 명동 갤러리1898 전관에서 20주년 기념전을 겸한 제16회 회원전을 시작했습니다.

이콘(ICON)은 그리스어로 모상, 형상을 뜻하는 단업니다.

신앙의 대상, 교리서, 성경의 내용을 눈으로 볼 수 있게 시각화 한 성화를 의미합니다.

이콘은 언뜻 보기엔 엇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 똑같은 이콘은 단 한 점도 없습니다.

성경 필사본은 내용은 같아도 똑같은 필사본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이콘은 성화이지만 그린다고 하지 않고 ‘쓴다’고 표현합니다.

감상하는 표현도 본다가 아니라 ‘읽는다’고 합니다.

초기 그리스교 공동체에서 유래한 이콘은 글을 모르는 이에게도 유용했습니다.

주님의 말씀과 성경, 교리를 오류 없이 쉽게 가르치기 위한 성화였던 겁니다.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를 거치면서 이콘은 세간의 관심사에서 멀어졌습니다.

그래서 초기 형태를 그대로 유지한 동방교회의 미술로만 인식하는 이들이 많은 겁니다.

그러다 서방교회는 1965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계기로 공의회 정신에 따라 초기 교회의 정신을 되찾는 작업을 펼쳤습니다.

창의적이고 육감적인 아름다움에서 ‘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시작하면서 이콘의 재발견이 시작됐습니다.

서울대교구의 이콘연구소 설립은 이러한 교회의 흐름에 발맞춘 행보인 셈입니다.

20년 전 정웅모 신부가 서울 보문동 노동사목회관에서 가톨릭 미술아카데미 이콘반을 만들고, 러시아에서 이콘을 공부한 장긍선 신부가 귀국하면서 이콘연구소가 설립됐습니다.

이콘연구소는 그동안 221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으며, 현재 127명이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배출한 졸업생 수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20년 간 이콘연구소가 세운 결실입니다.

<정순택 대주교 / 서울대교구장>
"현재는 우리 이콘연구소뿐만 아니라 다른 교구에도 이콘의 보급과 이콘의 영성이 널리 퍼져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기에 아주 큰 역할을 해주셨고, 이콘 안에 담겨 있는 영성을 통해서도 우리 교우분들이 더 깊은 신앙으로 인도되는…"

전시회는 ‘영혼의 빛을 따라서’라는 주제로 오는 4월 27일까지 갤러리 1898 전관에서 열립니다.

CPBC 이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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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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