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끊임없이 자연에 대해 탐구하고 창작하며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나희균(크리스티나·91) 작가 소품(小品)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펼쳐지고 있다.
의정부교구 주교좌의정부성당 ‘갤러리 평화’에서 4월 29일 시작된 전시는 ‘나희균 소품展’으로, 2년 전 나 작가가 갤러리 평화를 찾으며 기획됐다. 당시 공간이 아담한 갤러리 평화를 보고 ‘소품전을 하면 알맞겠다’라고 생각한 나 작가는 이를 기억해 뒀다가, 최근 1년간 작업한 작품들과 함께 이전 작품들도 더해 전시를 마련하고 있다.
전시에서는 나 작가가 루카복음 1장 46~55절에 해당하는 마리아의 노래 ‘마니피캇’(Magnificat·찬양하다)을 읽고 묵상하며 그린 작품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며’ 4점 등을 만날 수 있다. 총 20점으로, 나 작가가 신앙심을 담은 작품 6점과 ‘하늘이여’ 3점, 그가 산조를 들으며 탄생시킨 작품 ‘산조를 들으며’ 2점 등도 포함돼 있다.
특별히 한 시대를 살아온 원로 작가로서 그가 자신을 둘러싼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한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1958년 파리에서 첫 개인전을 연 나 작가는 현재까지도 유화·아크릴화·수채화 등 평면 작업과 금속·파이프를 사용한 조형 작업을 망라해 한결같은 창작 열정을 보이고 있다.
한국 최초 여성 서양화가로 알려진 나혜석(1896~1948) 작가 조카이기도 한 그는 이번 전시에 관해 ‘무제’(無題)라며 “그동안 느낀 것과 떠오른 생각을 그때그때 그렸다”고 밝혔다. 이어 나 작가는 “관객분들이 각자 느낌대로 보고 느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시는 5월 12일까지.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