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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극소 저체중 미숙아 출산한 엘리얀티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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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에서 온 이주노동자 엘리얀티(Elianti Rosa Pinto Romi·27)씨와 남편 에지디오(Rodriues Egidio·30)씨. 두 사람은 지난해 가을 대구 동티모르공동체에서 활동하다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부푼 꿈을 안고 찾아온 한국이었기에,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들었지만 두 사람 모두 성실히 일했다.

원래 경기도 남양주에서 일하던 엘리얀티씨는 임신을 하면서 일을 그만두고 남편이 있는 대구 논공읍으로 거처를 옮겼다. 경제적인 이유로 아직 결혼식도 하지 못했고, 낡고 오래된 빌라에 월세로 거주중이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며 의지했다.

에지디오씨는 가족을 위해 야간근무도 마다하지 않고 더욱 열심히 일했다. 태어날 아기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소박한 꿈도 곧 실현될 것 같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부부에게 갑작스런 고난이 닥친 건 지난 4월. 엘리얀티씨는 조기 양막 파수로 인해 불과 30주 만에 1100g의 극소 저체중 미숙아를 출산했다. 태어난 아기는 호흡곤란증후군으로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치료중이다. 태어난 아기를 제대로 한번 안아보지도, 젖 한번 물려보지도 못한 채 그저 가슴앓이만 하고 있다.

엘리얀티씨는 병원에서 찍은 사진으로나마 아기 얼굴을 보며 마음을 달래보지만, 그마저도 인큐베이터 속에서 기계 장치를 달고 있는 모습이기에 마음이 더 아파진다. 아기 사진을 바라보다 결국 눈물을 글썽이고 마는 엘리얀티씨는 “한 달 넘게 아기와 떨어져 있어서 마음이 아프다”면서 “아기가 너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부부는 이미 체류기간이 지난 미등록 이주민 처지여서 건강보험 혜택도 받지 못한 채 고액의 병원비를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는 상황. 지난 달 아내의 병원비는 그동안 모은 돈으로 어렵게 해결했지만, 아직 입원 중인 아기의 병원비는 이미 4000만 원을 훌쩍 넘어섰다. 앞으로 치료비가 얼마나 더 들지도 알 수 없기에 더욱 캄캄하기만 하다.

남편 에지디오씨는 아내가 출산한 이후 간병을 하느라 일을 자주 빠질 수밖에 없었고, 결국 일하던 공장에서도 해고됐다. 굳은 표정으로 말이 없던 그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 “지금은 아기 생각밖에 할 수가 없어요. 병원비 때문에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동티모르공동체 미사에 꾸준히 참례하며 신앙생활을 열심히 이어왔던 부부였기에, 친구들을 비롯해 동티모르공동체에서 모금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동티모르공동체 담당 꾸이도 신부(Naikofi Martinus Quido, 말씀의 선교 수도회)는 “현재 부부에게는 너무 큰 어려움이기에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처지”라며 “이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대구대교구 가톨릭근로자회관 관장 이관홍(바오로) 신부는 “어려운 한국 생활 중에도 항상 미소를 잃지 않던 부부였다”면서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성실히 살아가는 이들이 아기와 함께 아름다운 성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많은 기도와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정정호 기자 pius@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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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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