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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도’ 주제 연주회 여는 피아니스트 에드윈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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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가진 가장 큰 힘은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연주하고, 사람이 듣는다는 것에서 옵니다. 사람 냄새가 가장 중요한 예술 분야인 것이죠. 그런데, 오늘날 음악은 기계를 통한 완벽함만을 추구하는 것 같아요. 연주자와 관객이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 소통하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어요.”

피아니스트 에드윈 킴(바실리오·36, 한국명 김성필)은 다채로운 음색과 극적인 건반 터치, 정제된 감성과 이성의 조화가 돋보이는 연주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예원학교를 거쳐 2003년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미국에서 줄리아드 예비학교를 마친 그는 존스 홉킨스대학 피바디음악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호주 국제쇼팽피아노콩쿠르 1위, 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 4위 등 다양한 국제대회에서 입상했다. 현재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콘서트를 열고 강연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어릴 적 집안 어른의 권유로 개신교 교회를 다녔다. 하지만 개신교 교회에서 적응을 못했고, 초등학교 2학년 무렵 모태 가톨릭신자였던 어머니와 함께 성당을 찾았다. 그는 “성당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몸에 따뜻한 기운이 싹 훑고 지나가는 걸 느꼈다”면서 “그때 제가 어머니에게 ‘엄마 여기에 하느님이 계셔’라고 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후 피아노를 칠 줄 안다는 이유로 어린이미사 주송과 반주를 했고, 중고등부에서도 성가대 반주를 맡았다.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도 미사 봉사는 계속됐다. 피바디음악원에 다니면서도 볼티모어대성당 상주 오르가니스트와 캔터(Cantor, 성가대 선창자)를 하는 등 졸업할 때까지 쉬지 않고 성당에서 봉사했다. 2013년에는 ‘고백’이라는 생활성가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위원장 손희송 베네딕토 주교)가 주관한 ‘김수환 추기경 탄생 100주년 기념 ‘마음의 눈’ 콘서트’에 피아니스트로 참여했다.

그는 음악에 자연을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우리가 자연을 찾아서 쉬거나 놀러가는 이유가 그 안에 있으면 아무 생각 없이 스스로 존재하는 것들을 바라보기 위한 것”이라면서 “내가 전달하는 음악이 좀 덜 인위적이고 자연을 담은 음악을 찾다가 한 선생님을 만났다”고 전했다.

에드윈 킴이 만난 이는 어릴 적 스승이던 임동창 선생이었다. 미국으로 가면서 연락이 끊겼던 임동창 선생을 다시 만난 그는 한국의 전통 정악에 뿌리를 둔 임씨의 음악 ‘허튼가락’ 연구로 박사논문을 썼다. 그는 “한국의 전통 정악은 명상적이고 그 안에 자연을 담고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이제 그 음악을 가지고 관객과 소통하는 연주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보편적인 악기인 피아노로 한국 음악의 명상성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오는 6월 3일 서울 꿈빛극장에서 ‘나의 기도’를 주제로 연주회를 연다. 임동창 선생이 파가니니의 ‘바이올린을 위한 24개의 카프리치오’를 피아노곡으로 편곡했고, 에드윈 킴은 이 곡에 자신의 명상성을 담아 연주한다. 그는 이번 연주회에서 ‘바하랑’이라는 예명을 쓴다. 바하랑은 ‘바름을 마음의 중심에 두고 늘 하늘을 두려워 하는 랑(郞, 싱그러운 사람)’이라는 뜻이다.

에드윈 킴은 “내가 다 비워져서 하느님이 내 안에 존재하시는 것을 느끼는 것, 그게 기도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비워진 상태에서 건반을 누름으로써 그분께서 저를 통해서 알아서 말씀하시게끔 하는 그 상태까지 가는 것이 이번 연주회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클래식 음악에 대한 부담감을 지우면 좋겠다고 당부한다.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음악을 즐기라고.

“클래식 음악이라고 하면 어렵다고 생각하고, 잘 알아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이런 ‘이해해야 한다, 알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음 하나 하나에 집중을 하면 자연스럽게 몸에 변화가 일어나요. 잠이 오는 것도 감상법 중 하나에요.(웃음).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내 몸을 맡기며 클래식 음악을 들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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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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