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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이식받은 신장, 당뇨로 망가지고 발가락 모두 잃어

남편과 딸에게 신장 이식받았지만, 당뇨합병증으로 양발 발가락 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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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복(로사, 71)씨의 상황은 구약 속 욥이 마주했던 시험과 닮았다. 몇 년 전까지 김씨는 자양동본당에서 가장 열성적인 신자였다. 평생을 본당 봉사에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 일반 봉사는 물론 여성총구역장, 본당 사목회 부회장까지 다양한 봉사를 도맡았다. 신앙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나날이었다.

김씨에게 불행이 시작된 건 2003년. 온몸이 심하게 부어 병원을 찾았다가 신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진단을 받았다. 상태가 심각해 이듬해 배우자인 최정화(미카엘)씨의 신장을 받아 이식 수술을 했다. 하지만 불행은 끝이 없었다. 남편에게 받은 신장이 당뇨로 다시 망가진 것이다. 이번에는 딸의 신장을 받아 두 번째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이미 악화한 건강을 되돌릴 수 없었다.

혈관이 약해져 조금만 힘을 주면 핏줄이 터져 양팔은 온통 피멍으로 물들었다. 녹내장으로 눈도 잘 보이지 않고, 당뇨합병증은 갈수록 심각해져 양발의 뼈와 피부가 모두 괴사했다. 결국 김씨는 양발의 발가락을 모두 절단해야만 했다. 그렇게 좋아하던 성당마저 혼자서는 찾아갈 수 없는 몸이 된 것이다.

얼마 전에는 신장을 이식해준 딸마저 건강이 나빠졌다. 신장 이식 후유증이었다. 여기에 공황장애까지 생겼다. 이 때문에 딸은 일을 그만두고 행정 보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건강이 좋지 않을 때도 김씨는 신앙의 힘에 기대고자 했다. 주일에 빠짐없이 성당을 찾았다. 지금보다 몸 상태가 괜찮았을 때엔 남편과 함께 전국의 성지를 순례하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악화하는 건강 상태에 평생을 지켜온 믿음마저 흔들릴 뻔했다. 김씨는 “같이 본당에서 봉사하던 사람들도, 건강이 안 좋아지니 결국 소원해졌다”며 “평생을 신앙에 바친 내게 왜 이런 고통을 주신 것인지 잠시나마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더 막막하다. 남편은 혼자서는 화장실도 갈 수 없는 김씨의 간병을 위해 하던 일을 그만뒀다. 월수입은 딸이 아르바이트로 벌어오는 돈과 본당에서 지원하는 생활비 보조금을 합친 70만여 원이 전부다. 매달 200만 원이 넘는 김씨의 치료비는 물론, 딸의 약값을 치르기도 모자라다. 김씨는 너무 막막해 하느님께 이만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기도하기도 했다.

김씨는 여전히 신앙 속에서 기쁨을 찾고 있다. 지금도 남편이 끌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본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게 그에게 유일한 낙이다. 김씨는 “남편 덕에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고령인 탓에 성당까지 가는 것이 무척 힘들기만 하다”며 “혼자 성당에 가려면 전동 휠체어가 필수지만, 고가여서 우리에겐 언감생심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는 “마지막까지 신앙생활만이라도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후견인 : 박순복 가타리나 (서울대교구 자양동본당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발가락을 모두 절단해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는 김순복 로사 자매님의 삶에 희망의 불씨를 지펴주고 싶습니다. 힘든 나날을 살아가는 형제, 자매에게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십시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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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454-000383-13-102

※김순복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8일부터 14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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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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