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무력충돌로 무자비한 폭력과 죽음의 현장이 된 팔레스타인 거주지역.
원래 이곳은 구약 시대부터 올리브나무가 무성한 평화로운 장소였습니다.
인간의 전쟁으로 가지가 부러졌지만 1000년 된 올리브 고목에 새 잎이 돋아나는 장면을 본다면 누구나 ‘희망’을 품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박노해 시인이 ‘올리브 나무 아래’를 주제로 새 전시회를 열고 있습니다.
평화롭던 시절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이스라엘에서 만난 올리브나무는 관람객들에게 어떤 감동을 줄까요?
이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올리브 나무와 열매입니다.
올리브나무, 특히 올리브기름은 성경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루카복음 10장에서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서 상처받은 이에게 포도주와 올리브 기름을 붓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술은 상처를 소독하고, 올리브기름은 고통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박노해(가스파르) 시인이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라 카페 갤러리에서 새롭게 열고 있는 전시회는 ‘올리브 나무’가 주인공입니다.
주제는 ‘올리브나무 아래’.
시인은 2005년부터 수년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요르단 등 성경 시대부터 수천년을 살아온 올리브나무를 주목했습니다.
올리브나무를 오래고도 한결같은 사랑 그 자체로 여겼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계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인근 아랍 국가들의 분쟁으로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천년을 살아온 올리브나무는 부러진 가지에서도 새 잎을 피워냅니다.
전쟁이 끝난 뒤 전사자들의 묘지석 위에 올라가는 것도 올리브 가지입니다.
‘성경의 땅’에서 올리브나무는 그냥 나무가 아닙니다.
올리브나무 사이를 걷는 농부의 모습에서 엿볼 수 있듯, 선조로부터 대대로 물려받은 올리브나무의 소출로 살아가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성경의 땅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올리브나무는 척박함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변함없이 열매를 맺는 변함없는 ‘사랑의 상징’입니다.
<최레아 레아 / 서울대교구 대흥동본당>
“기득권자들의 탐욕과 이기심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도 그것에 물들지 않고 본분을 다하고 있는 의인의 모습과 올리브나무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현재 또다시 반복되고 있는 전쟁에서 절망으로 물들고 있는데 이번 전시회 사진을 보면서 나부터라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올리브나무의 존재가 된다면 황폐해진 세상은 결국 숲이 다시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전시회를 통해 성경의 땅에서 벌어지는 분쟁이 끝나 올리브나무를 가꾸며 살던 평화가 찾아오길 희망하게 됩니다.
전시회 관람은 무료이며, 사진 작품 판매 수익금은 박노해 시인의 평화나눔활동에 쓰입니다.
전시회는 내년 8월 말까지 라 카페 갤러리에서 열립니다.
CPBC 이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