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간 의료비 등 1억 원 지출 ...주택 담보 대출 받아 메꿔왔지만 빚 5000만 원…병원비도 다 못 내
지난해 뇌출혈로 쓰러져 일상생활이 어려운 오승원씨가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오승영(니콜라오, 52, 인천교구 신공항본당)씨는 지난해 4월 27일을 기억에서 잊지 못한다. 이날은 어머니와 동생을 모두 병원에 입원시킨 날이었다.
오씨는 서울의 관절 전문병원을 찾아 노화로 걷기 힘들어하던 어머니의 입원 절차를 밟고 막 집에 돌아온 참이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눈에 들어온 풍경은 동생 승원(요한, 50)씨가 고통에 몸부림치듯 쓰러져 경련하는 모습이었다.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이 말 밖에는 당시를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그날을 떠올리던 승영씨는 고개를 저었다.
정신없이 119에 신고를 하려던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이미 수화기 너머로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던 동생의 신고가 접수됐던 것. 위급 상황임을 직감하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급히 도착해 승원씨를 병원으로 옮겼고, 진단 결과는 뇌출혈이었다.
승원씨는 이후 오른쪽 얼굴이 마비돼 눈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하루아침에 혼자서는 대·소변 처리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의료진의 노력과 승영씨의 정성스러운 병간호가 닿았던 걸까. 지금은 휠체어를 타기도 하고, 가끔이지만 지팡이를 짚고 화장실에 갈 정도로 회복됐다. 그러나 여전히 의사소통은 불가능하다.
그에겐 상시 간병인이 필요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과 옮긴 재활병원이 집에서 왕복 8시간 거리나 되는 곳이어서 상시 간병인을 써야 했다. 매일 간병비로 13만 원이 지출됐고, 약물 치료비와 입원비까지 돈이 속절없이 나갔다. 지난 7월까지 15개월 만에 1억 원에 달하는 의료비가 지출됐다. 동생 승원씨는 중증장애인으로 등록됐다. 8월에 다시 옮긴 경인교통재활병원에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있어 의료비가 줄었지만, 그래도 매달 100만 원 정도 나간다.
승원씨는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노점상을 운영했다. 모아둔 돈이나 가입해놓은 보험도 없다. 형 승영씨 또한 일용직을 전전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그러나 2년 전 건설현장에서 손목이 부러지면서 일을 꾸준히 못 하고 있다. 승영씨는 가족 의료비로 쓰기 위해 주택 담보로 2억 5000만 원을 대출받았다. 하지만 이미 소진했고, 빚 5000만 원이 더 생긴 막막한 상황에 처해 있다. 의료비 1500만 원도 미납 상태다. 동생 앞으로 나오는 기초생활수급비, 의료급여 등을 받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녀도 의료비를 메꾸기는 역부족이다.
동생이 아프기 전, 형은 한 지붕 아래 살면서도 데면데면했다. 승영씨는 “조금이라도 더 잘해줄걸. 미안하고, 후회가 크다”고 했다. “이런 일을 겪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그저 하루빨리 동생이 건강해지기만을 바랍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후견인 : 인천교구 신공항본당 양정환 주임 신부
“형의 애정 어린 돌봄으로 오승영 형제의 동생 승원씨의 병세가 회복하곤 있으나, 대화와 인지 활동을 위한 재활치료가 계속 필요합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이들에게 주님 사랑을 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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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영·승원 형제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19일부터 25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