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마비로 쓰러졌다 기적적 회생...심장충격기 의지해 평생 살아야
김경수씨는 심장마비로 인해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2주 만에 기적적으로 깨어났다. 하지만 경도 인지장애 등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김경수씨 제공
“직장도, 가정도 모두 잃었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됐나?’란 생각만 듭니다. 막막합니다. 이겨내기가 쉽지 않네요.”
김경수(가명, 도미니코, 대전교구 성환본당)씨는 2021년 봄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수영장에서 수영을 끝내고 화장실에 들렀는데 이후로 기억이 없다. 그가 눈을 뜬 곳은 병원 중환자실. 주변 사람들이 전해준 이야기로 자신의 상황을 알게 됐다. 오랫동안 의식을 찾지 못했다는 것을.
“그때 뇌사 상태로 병원에서 2주를 누워있었다고 들었어요. 깨어난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했습니다.” 김씨는 제세동기(심장충격기)를 몸속에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제세동기에 의지해 평생 살아가야 한다.
김씨는 회사 이사로 재직하며 남부럽지 않게 살았다. 아내와 두 딸과 함께 성가정도 이뤘다. 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병마는 모든 것을 앗아갔다. 김씨는 심장마비로 쓰러진 뒤 많은 병원비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됐고, 회사도 관둘 수밖에 없었다. “경제활동을 못 하니까 아내와 다투는 일이 많았고, 결국 헤어졌습니다. 딸들은 아내와 사는데, 가끔 통화하며 지냅니다.”
김씨는 지금도 경제활동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뇌사 상태 후유증으로 뇌세포가 많이 죽은 탓에 경도 인지장애 진단까지 받았다. 제세동기를 몸속에 삽입해 약도 평생 먹어야 한다. 재활치료를 받느라 오랜 시간 일하지 못한 상황. 성치 않은 몸으로 홀로 재기하기란 쉽지 않다.
김씨는 현재 어머니와 함께 산다. 월수입은 어머니가 받는 기초생활수급비 50만 원이 전부다. 김씨도 기초생활보장수급 대상자 신청을 했지만, 아직 조건이 되지 않아 수급비를 못 받고 있다. 그러나 월 지출이 50만 원이 넘는다. 주민센터에서 받는 쌀과 김치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 쓰러졌을 때 발생한 병원비 수천만 원은 본당 신자들과 주변 도움으로 상당 부분 해결했지만, 아직도 1000만 원이 넘는 빚이 남아 있다. 하지만 수입이 전혀 없어 원금은커녕 이자 갚을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실직, 가정의 파탄, 몸과 마음의 아픔까지 겪은 김씨가 매달릴 데라곤 주님밖에 없다. “성당에 가면 아내와 딸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또 저를 도와주신 분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그리고 제게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달라고 주님께 청합니다.”
김씨는 자신의 상황도 어려운데 더 어려운 처지의 이웃을 돕기 위해 본당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제가 기적적으로 살아났잖아요. 주님께 저를 왜 살리셨는지 끊임없이 질문하는데 아직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더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보니 주님께서 그들을 도우라고 저를 살리신 것 같아요. 어렵지만, 내년에도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서 제 신앙도 단단히 할 생각입니다. 제 기도가 주님께 가닿길 바라면서요.”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후견인 : 전진구 미카엘 수원교구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전 회장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경제적 어려움까지 겪으면서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 분들에게 손을 내미는 형제님입니다. 그를 위해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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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수 도미니코 형제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17일부터 23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